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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뜰에바다 Sep 28. 2024

인류의 재난, 신의 눈물

올여름 무더위에 지쳐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재난 영화 《투모로우》(2004년, 미국.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다시 감상했다. 지구 온난화가 이상 변화를 일으켜, 얼마 동안 기온이 영하 100°C로 떨어지면서 지구 북반구 냉각시킨다는 이야기다.

기후학자인 잭 홀 박사가 남극에서 빙하 코어를 탐사하던 중, 지구에 기상이변이 일어날 것을 감지했다. 며칠 후 그가 국제회의에 참여하여,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남극,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바뀌게 되어,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니, 대비해야 합니다."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례적인 그의 주장은 무시되고, 상사와는 갈등을 일으켰다. 하여 퀴즈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뉴욕으로 가는 아들 샘을 데려다 주기로 한 것을 잊었다.

얼마 , 그의 주장대로, 인도에 눈이 내리고, 일본의 하늘에서는 돌덩이 같은 우박이 쏟아졌다. LA에서는 여러 개의 토네이도가 한꺼번에 들이닥쳤다. 잭의 아들, 샘은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이상 난기류를 만났다. 뉴욕에 도착했을 때는 해양 온도가 13도 떨어져, 대륙만 한 해일이 도시와 고층 건물들을 덮쳤다. 동시에 허리케인 눈보라가 강타하고, 도시 전체가 냉각되기 시작했다. 그때 잭은 백악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브리핑을 통해 강조다. "현재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지구 북부에 있는 사람들은 이동하기는 너무 늦었으므로 포기하고, 우선 중부 지역부터 최대한 사람들을 멕시코 국경 아래 남쪽으로 이동시켜야 합니다."

늦었지만, 미국 전역에 대피령이 내렸다. 하지만 남쪽으로 피난하던 대통령이 길에서 동사하고, 영국 왕실을 구조하기 위해 나섰던 헬기는 연료가 얼어서 추락했다. 잭은 뉴욕에서 재난을 만난 아들과 어렵게 통화한 후, 도서관에서 나오지 못하게 하고, 아들을 구하러 북쪽 뉴욕으로 역진했다. 우여곡절 끝에 잭은 아들과 일행을 만나 복귀한다.


다다음날, 2024년 9월 21일 아침, 깜짝 놀랐다. 살갗이 선뜩했다. 기온이 18°C내려갔다. 꿈인지 생시인지 잠깐 헷갈렸다. 얼마 만인지 몰랐다. 평소에 TV 시청을 안 하므로 예보를 듣지 않아서, 기쁨이 더 컸다.

본래 춘추기에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기본적으로 10~15°C 정도 나는 게 정상이다. 그럼에도 올 7월 이후 9월 20일까지 대한민국의 밤 기온이 27°C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오죽하면 적도 근접 지역 동남아 열대기후가 되었나? 다시는 사계절이 안 오려나? 생각했을까. 하여 꼭 두 달간, 낮에는 물 밤에도 내내 에어컨에 의지하고 살았다. 낮 더위가 40°C에 이르러도, 밤이 깊어지면 일주일 정도의 간 외에는 기온이 내려가는 게, 그동안 신이 허락한 패턴이었. 올여름의 길고 끈적거리는 무더위는 달랐다. 뮈의 근대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느끼는 더위가 이랬을까, 싶었다. 얼마나 무덥고 지치게 는지, '태양이 뜨거워서 살해했다'라는 뫼르소의 말이 아주 조금 이해되려는 정도였다. 기상청에서는 앞으로 름마다 더 길고 심한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단 한 번에도 이렇듯이 지치는데, 여름에 밤 기온 하강 없이 열대야 현상이 5~6개월 이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아, 그런데 바야흐로 기온이 떨어졌다! 찬 바람이 불었다! 감격스러웠다. 해마다 8월 15일경에 찾아온 신의 가을바람이, 늦었지만 찾아왔다, 어김없이.     


창조 이래, 지구 공전에 의한 사계절은 정확했다. (물론 지구 자전에 의한 1년 12개월, 1일 24시간도 창조 후 정확하다. 이것이 어느 날 어그러진다면? 그것은 인류의 종말이 될 것이다!!) 나는 평생을 살아오면서, 8월 중순 경의 가을바람을 놓쳐본 적이 없었다. 

계절의 변화는 '지구 축의 기울기' 때문에 일어난다. 지구의 회전축은 궤도면에서 약 23.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축 기울기는 1년 동안 변하지 않지만, 지구의 기울기로 인해 반구마다 1년 내내 받는 태양 광선의 양이 다르다. 보통 북위 30도~60도 사이에 위치한 나라들은 사계절이 뚜렷하다. 아시아는 대한민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이다. 유럽은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이다. 남미는 아르헨티나, 칠레, 브라질 등이다.    

물론 지구상의 다른 나라들도 계절이 있다. 다만 그 길이가 너무 짧거나 길어한 계절이나 두 계절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적도의 경우, 태양을 계속 정면으로 받고, 비스듬히 받을 때는 며칠뿐이다. 극지방은 태양 빛을 너무 못 받아, 겨울이 매우 길다. 


21세기, 지구 온난화로 뚜렷하게 나타났던 사계절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륙마다 연평균 기온이 올라갔다. 여름이 길어져서 무더위가 적도 부근 지역처럼 느껴지고, 겨울은 짧아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벌써 오래전부터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폭우, 홍수, 가뭄, 지진, 산불, 폭설... 등의 재해를, 인류는 해마다 겪고 있다. 

차제에, 우리나라 환경부 홈페이지에서, 2010년 11월 3일게재한 브로슈어를 자세히 살폈다. 현재, 한반도를 비롯한 지구의 전 인류가 맞닥뜨린 지구 온난화의 현실을 잘 정리했다.


지구를 창조한 신의 마음은 어떨까? 위의 브로슈어에서 밝히는 현실을 생각하니, 신의 눈물이 보이는 듯했다.

신비한 과학 법칙을 세우고, 톱니바퀴 물리듯이 인류가 살기에 최적으로 조성한 지구가 온난화로 무너지다니. 인류피조물 중의 영장으로 세워 잘 다스리고 경작하라 지시했으나, 지구를 이 지경까지 훼손하다니. 그럼에도 지금 수많은 재해와 인재를 당할지언정 편리와 쾌락에 취하여, 어디에서나 온난화의 주범인 화학물질 쓰레기들을 산더미처럼 쏟아내고, 전쟁을 멈추지 다니. 아아!


소확행을 꿈꾸는 이들이여! 지구 온난화, 이대로 방관하면 여러분과 후대가 어떻게 까? 지금 멈춘다 해도, 앞으로 최소한 50~200년간은 이미 배출한 온실가스로 전 인류가 괴로움을 겪어야 한다. 그것은 누구를 막론하고 인류가 편리와 쾌락을 추구한 대가이다. 지금이라도,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며 일회용 사용을 멈춰야 하지 않을까? 마음에 지 않아도 어제 구입한 옷을 버리지 말고, 몇 달은 입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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