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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똠또미 Jul 24. 2024

모자라니깐 사람인거지

나 잘난 맛에 사는 사람도 모자람은 있다

감나무에서 떨어져서 머리가 이상해진 거라던데?




댄디한 사람도 약간의 부족함이 보이면 그때부터 부족함을 더 극대화해서 보기 시작한다.

사람은 참 그렇다.


나의 부족함을 숨기려 하면서 남들의 부족함은 왜 그렇게 잡아내는지.

정말 나쁜 나 자신이다.




예전에는 내가 더 나은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너보다 낫다는 생각으로 부족함을 잡아내고, 나의 방식은 다 맞다고 우기며 씩씩 거리기 바빴다.


하지만 지금은 "그래~ 나도 나 잘난 맛에 사는 거, 너도 너 잘난 맛에 살아라."라며 각자의 우물 속에 빠져서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한 채 그대로 존중해 주기 시작한다.


내가 누군가의 삶을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나도 부족한 사람이기 때문에 감히 타인의 삶의 오점을 찾아내기엔 나의 빈틈이 너무 크다.


고급스러운 맛보다 소스로 가득 채운 맛이 그리울 때


과거에 동네에 약간 지능이 부족해 보이는 오빠가 지나가면 어른들은 장난으로 감나무에서 떨어져서 그렇다며 과거에는 똘똘했던 아이가 사고로 뇌가 다쳐서 지체를 앓자 안타까워하면서도 자신은 그렇지 않아 다행이라는 말들을 했다.


이런 말은 다 큰 지금도 뒤에서 수군거리는 조롱의 말들이 되어 버렸다.


참 남들을 볼 때 안타까워하면서도 비장애인이 자신과 비교를 하며 놀리는 모습이 약았다고 생각했다.


치사하기도 그지없으며, 자신과 비교해서 낫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 사람의 마음 때문인지 자신의 단점은 보지 못하고 남의 단점만을 눈에 담은 채 비웃는 꼴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내가 sns를 보며 다른 사람의 삶을 비판하고, 앞에서는 하하 호호 웃지만 뒤에서는 걱정이랍시고 비웃는 꼴이 누군가를 험담하기에도 낯부끄러운 일이다.


나 조차도 멀쩡한 것 하나 없으면서 남을 비웃는 태도는 내 얼굴에 내가 침을 뱉는 행동이란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어찌 보면 감나무에서 떨어진 사람은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긴 세월 후회하며 보내왔음에도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닌지 나쁜 버릇 못 고치고 있는 꼴이 참 한심스럽기 그지없었다.


관장님 이거 띠 받으면 잘해야 하는거 아니에요? / 아니에요. 그런거 없어요.


하지만 하나의 결정적인 사건이 생긴 후로 나는 너를 이해하려고 한다.


나의 생각과 똑같다며 같이 웃어 놓고, 사람이 한결같다며 좋다고 놀던 사람이 돌연 이제는 어릴 때와 달라졌다며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인 척하며 나의 행동을 탓하던 너의 행동에 머리가 딩-하고 울렸다.


이제는 너의 그런 행동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니 너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이기에 완벽해지고 싶어서 깨닫기 위하여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나와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너나 나나 똑같은 사람이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달랐기에 우리는 다른 길을 걷기로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부족함이 이제는 너의 눈에 보였고, 너의 부족함이 나에겐 상처가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돌아보면 상처보단 사람에 대한 온전함은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다.


너의 그런 행동이 나쁘다-나쁘지 않다 할 수 없을 정도로 나도 온전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나는 너를 탓하지 않는다. 나도 모자란 사람이기 때문에 모자란 사람들의 모자란 부분을 채우며 살아가려는 사람인 것을 나는 또 배운다.


너와 나의 다른 모자람을 보며 우리는 서로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사람이라는 틀 안에서 너를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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