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대도 임꺽정
가을로 들어 선지도 한참이 지났다.
아침엔 선선한 바람이 부는 것이 머지않아 진정한 서리의 계절이 다가옴을 형남과 형민은 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삼촌!! 오늘 어째 가방이 빈 것처럼 보여??”
형민은 아침마다 기성 초등(국민) 학교 정류장에 삼촌인 형남이 보다 항상 일찍 나와 있었다.
외삼촌인 형남과 조카인 형민이는 정말로 같은 나이의 친 외삼촌 친 조카 지간이었다.
형남이 큰누나가 형민이 어머니였다.
그래서 형남과 형민은 친구 같은 삼촌 조카 지간이었다.
처음엔 친구들이 정말 많이 헛갈려했다. 이름도 비슷하고 동네도 같은 기성리 출신이고 해서...
누가 형민이고 누가 형남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성격으로 바로 표가 나기 시작했다.
외삼촌인 형남은 의적 대도 임꺽정을 능가하는 서리에 있어서는 대도 중의 대도로
학교에서도 벌써 이름이 나 있었다.
형남의 가방엔
봄이면 자두, 살구, 복숭아...
여름엔 수박, 참외...
가을엔 사과... 가끔씩 송이버섯까지...
형남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과수원이 없을 정도로 서리에는 득도(得道) 한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서리한 전리품들은 모두 다음날 가방 개봉과 동시에 같은 반 친구들 입으로 한방에 들어갔다.
형남은 그 자체가 '대도 임꺽정'이었다.
반면 형민은 몸집이 반에서도 우량아 중에 우량아였다.
천성이 착한 형민은 외삼촌과 같이 다니다 보니 형남의 영향을 어쩔 수 없이 받을 수밖에 없었다.
외삼촌 형남이에 비하면 서리에 대해서는 '새발의 피'였다..
그러나 서리에서 제일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망'이다.
'망'은 형민이가 기가 막혔다.
형민이는 자주. “. 날 형망이라 불러죠오~~~!!!" 하며 다니곤 했다.
그야말로 서리에 대해서는 축구 황제 펠레와 마라도나 급인 외삼촌과 조카 사이였다.
오늘도 시내버스에 오른 형남과 형민이는 창밖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형민아 너 봤냐?"
"뭐?? 삼촌?!" 하며 형민인 물어보는 형남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얘가 얘가 넌 아직 멀었어~~~ 척 보면 딱 감이 와야지.. 저기 보이지? "
형만인 고개를 치켜세우며 형민에게 보라고 신호를 보냈다.
"뭐????" 형민은 아직도 감이 오지 않았다.
"야! 야! 야아~~~!!! 일곱 사리 저기 고개 넘어가는 데에~~~!!! "
형남은 조카인 형민에게 넌 아직 멀었다며 타박을 주는 것이었다.
"아아~~... 저기~~" 형민은 그제 서야 삼촌이 말하는 깊은 뜻을 알 수 있었다.
"야 저기가 오늘 밤 타켓이다~~~알았지?!!"
삼촌 형남의 눈빛은 반드시 해 내고야 말 거라는 비장함이 묻어 있었다...
드디어 거사의 밤이 찾아왔다.
기성리에서 일곱 사리 고개까지는 걸어서 움직이기엔 조금 먼 감이 없지 않았다.
형남은 집안을 둘러보았다. 형민이도 태우고 만호와 , 승인이도 같이 가려면 경운기 만한 게 없었다.
그런데 소리가 문제였다
늦은 밤에 경운기 소리를 내며 간다면 백 퍼센트 걸리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래서 형남은 일곱 사리 고개 넘기 전 능사리 쪽에 경운기를 대기로 하고 그다음은 육박전으로 돌격하기로 마음먹었다.
"자자... 다들 준비들은 다 됐지?"
점심때 학교에서 형남이, 형민이, 만호, 승인이는 어떻게 과수원을 털 것인지 사전에 이미 작전이 완료된 상태였다.
각자의 준비물은 간단했다.
등에 메는 나일론 천으로 된 쌕 ( 천으로 된 배낭)만 있으면 모든 것은 해결이 됐다.
사실 서리에 관해서는
운암리 광수, 재성이
진계리 용수, 영흥이
응암리 순기, 태한이
기성리 형남, 형민이
이렇게 각 리별로 서리꾼들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성리 형남, 형민이가 으뜸이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대도 임꺽정이란 말이 괜하게 나온 것은 아니었다.
마침 거사 당일은 그믐날이라 서리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오늘의 거사는 학교의 어느 누구한테도 얘기를 안 하고
오직 형남, 형민, 만호, 승인이만 알고 있고 일절 어느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았다.
밤말은 쥐가 듣고 낮 말은 새가 듣는다는 얘기와 같이.....
어느 누구에게도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입에 재갈이 물려져야 했다.
밤은 깊은데 경운기 소리는 요란했다....
“달달달달 탈탈탈탈 달달달달 탈탈탈탇......”
고요한 밤에 울리는 경운기 소리는 나 지금 뭐 하러 갑니다 하는 사전 통보와도 같았다.
형남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
"야!!!! 이대로는 안 되겠는데??? 다 내려~~~"
형남의 말은 마치 군대의 교관과도 같이 비장했다.
"삼촌!! 그럼 어떻게 일곱 사리(지명)까지 갈라구???"
형민은 삼촌인 형남의 말에 설마 거기까지 걸어가잖은 얘기는 아니지 물어보는 듯했다.
그때 형남은 “야!!! 다 쌕(헝겊으로 된 배낭) 매~~~~”
대도 임꺽정 형남의 말에 친구 모두는 준비한 쌕을 매고 행군 대형으로 모였다.
“경운기 소리 때문에 이대론 안 되겠어..... 걸어간다.... ”
형남의 말은 단호했다.
걸어서는 족히 삼십 분은 가야 되는 고바위 길이라 형민이, 만호, 승인이는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형남의 말에 따르기로 하고 속보로 기성리에서 능사리를 지나 일곱 사리 고개로 올라갔다.
올라오는 중에 산에서는 부엉이 소리인지 올빼미 소리인지 평소 낮에는 들을 수 없는 희한한 소리가 들렸다.
그중에 겁이 제일 많은 승인이가...
"야?! 혼자 가면 안 돼.... 같이 가~~~ "
하며 만호와 형민이의 발걸음에 보폭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형남의 눈에는 안쓰럽게 느껴졌다.
" 승인이 넌 여기 있을래???"
벌써 반쯤 왔는데... 여기 있으라 하면 더 무서울 지경이었다.
"싫어!!! 같이 갈 거야... 형남아 나 좀 무서워~~~~ "
"야! 야! 야!..... 뭐가 무서워!!!! 이 정도는 거뜬히 넘어가야 싸나이지~~!!!!
형남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에 형민과 만호도
"그래 뭐 이 정도 가지고 그래... 괜찮아 승인아~~~"
친구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일곱 사리 고개로 향했다.
한 밤중에 깜깜한 야산을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낮에는 그냥 벌로 보았던 산소들이 즐비한 곳을 지날 때는 오금이 저리고 공포가 극에 달했다.
형민이, 승인이, 만호, 심지어 형남이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후라쉬(손전등)라도 가져올 걸 하고 모두는 후회하고 있었다.
일곱 사리 고개에 다 달았을 때 어둠 속에서도 어렴풋하게 나무들이 보였다.
아침에 봐 놨던 장소로 형남이 앞장서고 뒤로 만호, 승인이 그리고 마지막엔 형민이가 망을 보기 위해 뒤를 따랐다.
"햐야~~~ 천천히 걸어 소리 나면 들켜! 최대한 몸을 숙이고~~"
형남의 목소리는 성대의 울림이 없는 가성이었지만 친구들한테 전달되는 것은 지대루(제대로)였다.
사과밭 과수원 밖으로 쳐 있는 울타리에 다다랐을 때 드디어 행동이 개시 됐다.
1조 돌격대 형남
2조 운반책 만호, 승인
3조 경계조 형민
각자의 위치에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었다. 형남은 늘어진 나무를 타겟으로 삼고 찾아 혜 메었다.
"햐아.... 저기!!!"
손으로 늘어진 나무를 가리키는 형남의 손이 어렴풋이 보였다.
어두운 곳에 너무 있으면 어두운 곳 도 잘 보이는 게 모두는 신기했다...
형남이 찜한 축 늘어진 나무에 형남, 만호, 승인이는 행동을 개시했다.
형남은 잘 보이지도 않는 사과를 계속해서 연신 따기에 바빴고
밑에는 만호와 승인이가 형남이 밑으로 떨구는 사과를 나일론 색에 넣기 바빴다.
그렇게 4개의 나이론 색이 다 찰 때쯤 반대편에서
"투둑" "투둑" "투둑"
갑자기 망을 보던 형민이는....
“삼초온!!!!....엿됬어 빨랑와 누가 오나 봐!!!! 빨리!!!”
정신없이 사과에만 집중하고 있던 형남, 만호, 승인이는
계획했던 가방 네 개에 담지는 못하고 지금까지 담겨 있는 가방만 들고 불이 나게 울타리 밖으로 도망가고 있었다.
뒤에서는 연신 투둑, 투둑, 투둑 소리가 들렸다....
친구들은 멧되지가 자기들 뒤를 밟는가 싶어 도망간다고 여념이 없었다.
겁 많은 승인이는 도망가면서도 무서움에 떨며 형남과 같이 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힘 좋은 만호는 가방을 두 개를 양 어깨에 짊어지고 열나게 도망가고 있었다.
소리 나는 쪽에 있는 것이 멧돼지든 사과밭 주인이든 간에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급선무였다.
꽁지 빠지게 뛰어 망보고 있는 울타리 밖 형민에게 만호는 가방 하나를 건네고 네 명은 동시에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뭔가가 따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칼 루이스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 100m 신기록이라도 갈아 치울 기세로 일곱 사리 고개 아래로 정신없이 대도 임꺽정 일행을 내려왔다.
"야~~~ 이제 뭔 소리 안 들리지~~~ 휴~~~"
형민, 형남, 만호, 승인 네 명 모두는 한자리에 탈진 상태로 대자로 누울 수밖에 없었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삼촌!! 그래도 안 들키고 이래 와서 다행이여 그치??".
형민이는 형남이 한테 오늘의 성공을 확인하는 말을 전했다.
"야야야!!! 이 엉아 사전에 실패는 없는거여!!!"
형남은 친구들과 딴 사과를 펼치며 "일딴 맛부터 보구~~"
친구들과 연신 사과를 물고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삼촌 사과 맛이 기가 막힌데???"
"야~~ 이게 사과 중에서도 으뜸인 부사라는 건데.... 이게 홍옥이나 인도 사과 보다도 훨씬 맛있어.... 여튼 많이 먹구 낼 가방에 전부 오늘 딴 거 가져간다 책은 최소로 사과는 많이 알았지?? 흐흐 흐흐흐..."
형남은 내일 아침 반 친구들 모두에게 풀어놓을 사과를 생각하면 저절로 흐뭇한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야!!! 기가 막히네 기가 막혀~~ 역시 사과는 부사야!!! "
"기가 막히지??!!!"
형남은 승인, 만호, 형민이 모두를 향해 입안 가득 사과를 오물거리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렇지 삼촌!!! 역시 사과는 부사지~~ 두말하면 잔소리지 흐흐흐흐..."
조카인 형민이도 맞장구를 쳐주었다.
“야 이거 용수리 윤 미성네 작은 아버지네 사과보다 맛있는 거 같은데??”
형남은 사과를 입안에 한 움큼 더 욱여넣고 친구들과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그때 "야 형남아? 근데 사과 맛이 좋긴 좋은데 약간 껄쩍찌근한 맛도 있는데??? " 맛있게 사과를 먹으며 만호가 한마디 하였다.
"야야야!!!! 얘가 사과 맛을 몰라도 한참 모르네~~ 원래 사과는 특히 부사는 약간 걸쩍지근한 맛에 시원하고 단 맛이 포함돼야 그게 진정한 부사라 할 수 있는 거야!!!! 니가 부사를 못 먹어 봐서 그래~~~ "
"어 그래??!! 그런가?? "
만호는 경험이 많은 형남의 말이면 100% 일리가 있는 거라 생각했다.
이후로 형민이를 비롯한 친구 네 명은 그 자리에서 쌕(배낭)에 들은 사과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먹게 되었다.
"야... 이제 먹을 만큼 먹었으니까..... 가방 세 개에 들은 사과는 사등분해서... 내일 전부 학교로
가져가자!!!"
"알았어!!~~"
형남의 말은 마치 대도 임꺽정 산적 두목의 지시와 같아 보였다.
네 명 모두 각자 쌕에 사과를 사등분해서 각자 집으로 향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문 밖 대추나무에 앉아있는 참새들의 짹짹대는 알람소리에 형남은 저절로 눈이 떠졌다.
어젯밤 일은 형남이 생각만 해도 정말 스릴 있고 재밌었던 거 같았다. 그런데 아침에 배가 살살 아파왔다.
형남은 일어나자마자 방에 있는 휴지와 신문지를 동시에 가지고 밖에 있는 화장실로 갔다.
원래 휴지가 귀해서 가끔은 신문지를 사용하는 때도 종종 있어 형남은 만약을 대비해 두 개를 동시에 가져갔다. 푸세식 화장실에 앉자마자 "좌악~~~" 하며 물 대포가 내려갔다.
평소와는 다르게 설사를 해대는 형남은 어제 사과를 너무 많이 먹었나 싶어 다음에 서리할 때는 조금만 먹기로 마음먹었다.
계속되는 설사로 뒤처리를 하고 나올 때는 엉덩이의 갈라진 틈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책과 공책은 빼고 쌕에 담긴 사과는 그대로 가방에 넣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형민이 먼저 나와 있었다.
"삼촌!!! 걸음걸이가 좀 이상하네???? 나두 아침에 화장실에 몇 번 갔다 와서...... 삼촌이랑 비슷해!!! 쌍바위꼴이 째질 거 같어~~~~"
"그래?? 야~~ 우리가 어제 사과를 넘 많이 먹었는갑다....형민아 그치?"
잠시 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만호와 승인이도 정류장 쪽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걸어오는 모양새가 형남이 걸어왔던 거와 똑같이 걸어오는 것이었다.
엉덩이를 뒤로 빼고 팔자걸음으로...
"야!!! 만호 너도 그러냐???" 형남이가 먼저 물어봤다.
"삼촌 재네도 우리하고 똑같은 가벼~~~ 흐흐흐흐.."
웃으며 형민이가 삼촌인 형남을 보며 이야기를 전했다.
"형민아!! 우리 이제 서리하고 나면 조금만 먹자~~ 우리가 너무 많이 먹어서 다 설사하는 가버..."
이렇게 기성리 친구 네 명은 쓰라린(?) 아픔을 참아가며 시내버스에 올랐다.
시내버스에 오른 동안 내내 친구들은 다리를 꼬며 빨리 시내버스가 학교에 도착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밀려오는 홍수로 괄약근으로 틀어막은 땜 수문이 열리기 일보직전이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형만이, 형민이, 만호, 승인이는 교실에 가방을 던지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했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이 시간엔 화장실이 비어 있어야 되는데 화장실이 꽉 차있는 것이었다.
"야!!!... 안에 누구야????"
"응응... 어 나!!!..." 목소리가 진계리 용수 목소리였다.
옆칸을 두드렸다. "어... 나!!! " 이번에는 영흥이 목소리였다.
다음칸의 봉수... 이건 뭐 진계리 얘들이 먼저 화장실을 독점 한 상황이 돼버렸다.
"야!!!.... 우리 지금 죽겠어..... 빨리 끊고 나와~~~~~ 좀~~~~~ "하며
만호, 형민이, 형남이, 승인이는 죽을 것 같다는 표정을 지며 재촉하고 있었다.
잠시 후 화장실 칸에서 한 명씩 배를 움켜 잡고 용수, 영흥이, 봉수. 철기가 나오며
"야... 이거 미치겠다!!!......" 하며 화장실 바로 옆 1반 교실로 들어갔다.
그동안 저장된 물은 1,2,3,4호 수문 개방과 동시에 일제히 방류가 됐다.
"좌악 좌악 좌악~~~~~ 더 이상 나올 것도 없을 것인데 배는 계속 아파왔다"
이젠 나올 것도 없는지.... 기성리 형만 일행은 쓰린 배와 엉덩이를 뒤로 빼고
교실로 들어갔을 때.......
진계리 얘들이 교실 중간에 모여 가방 안에서 뭔가를 꺼내고 있었다.
'엉???!!! 설마 진계리 얘들도 어제 일곱 사리에 갔나?????'
사실 일곱 사리는 진계리와 기성리 중간 지점의 고개여서 진계리에서 오기에도 멀고 기성리에서 오기에도 먼 곳이었다.
'그럼 어제 투둑 소리가 났던 게 용수, 연흥이, 봉수, 철기???!!!!'
형남이 용수한테 물었다.
"용수야!!! 너네도 어제 일곱 사리 갔냐?????"
"엉??!! 그럼 저쪽에서 소리 들렸던 게 너네였어?????"
용수도 깜짝 놀라는 듯 다시 물어보았다.
용수와 형남이를 비롯한 전체 교실 안은 웃으면서 난리가 나고 있었다.
"아이 씨~~ 나는 엿 되는지 알았잖어!!!!!"
형남이가 웃으며 투덜거렸다.
"야~~ 우리도 들켰는지 알고 열라게 도망 와서 두 가방 밖에 못 땄잖아!!!!"
용수도 형남이 마찬가지로 웃으며 투덜거렸다.
"야?! 근데(그런데) 어제 사과 먹고 나서 아침에 설사를 해 대서 죽겠어~~~" 용수의 말에
"그치 우리도 지금 째질 거 같어 거기가~~"
형남은 최대한 아프고 쓰라린 표정을 지며 용수에게 말하고 있었다.
"근데 너넨 얼마나 가져왔냐???" 용수가 물었다.
"엉~~ 우린 세 가방 정도" 하며 아픈 와중에도 어깨를 들썩거리며
기성리 친구들의 가방에서 쌕을 하나씩 꺼냈다.
"야~~ 우린 좀 얼굴(쪽) 팔리네~~ 진계리 쪽은 두 가방인데 가방하나는 어제 작살을 냈고
가방 하나밖에 없어.." 하며 가방을 책상 위로 올렸다.
반 친구들은 모두 가운데로 몰려 서리의 전리품을 맞이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친구들이 가방을 여는 순간~~~
기성리, 진계리 친구들 모두는 얼음이 되었다.
사과는 사관데... 부사는 부산데...
색깔이 붉은색이나 파란색이 아닌 흰색이었다.
아뿔싸!!!!!!!! 사과에 흰 농약이 도포되어 있었다... 그것도 눈처럼 하얗게!!!!
아침에 왜 서리에 있어서 역전의 용사들이 배를 움켜 잡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기겁을 한 기성리, 진계리 친구들과는 달리.
그때 운암리 광수가 갑자기....
"야~~ 뭣들 하구 있어!!!!!!! 빨리 씻어!!! 먹어야지!!!!!
우리가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잘 씻어서 자알~~ 먹을게 형남아, 용수야!!!!!" 하며 웃으며 뒤편 수도가로 가버렸다.
형남은 그래도 얼굴엔 웃음을 머금으며
"어쩐지.... 부사가 좀 걸쩍지근하다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