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라서 좋다
창은 시간을 담는 액자 같다.
동쪽 창은 아침 햇살을, 서쪽 창은 오후의 빛을, 마루는 저녁노을을 담는다.
같은 태양빛이지만 창마다 다른 표정을 짓는다.
햇살도 마찬가지.
ㄷ자 한옥인 우리 집은 집을 둘러싼 모든 방향에서 햇살이 들어온다.
햇살만큼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부자인 셈이다.
커튼에 스며드는 낮은 햇살이 거실을 물들이고, 잔잔히 들어오는 바람이 좋다.
창가에 앉아 있으니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다.
한옥집은 밖에서 보면 닫혀 있지만 안은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창마다 햇살의 온도가 다르고, 계절에 따라 들어오는 빛도 다르다.
그래서 이 공간이 살아있다고 느껴지나 보다.
서쪽 창가에 앉은 지금.
석양이 그리는 그림자가 내 삶을 예쁘게 물들여 주는 것 같아 새삼 고마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