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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기본용어–근무 시 사용하는 용어와 골프은어

– 캐디들끼리 통하는 현장의 언어

by 캐디언니

1. 근무 형태 및 배치 관련 용어


캐디 자율규정
골프장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캐디 내부 규율.


배치표

근무 일정표.


배치조장

조별 조장들이 경기과 업무지원.

당일 캐디들의 배치표를 발행하고 다음날 배치표를

작성함.


당번

조별 순번에 의해서 경기과와 근무 캐디들의 업무지원.


벌당

벌점성 당번.


자봉

벌다과 다른 개념이지만 타의성이 농후한 당번.


1부 선발

1부 첫 팀 캐디.


1부 막

1부 막팀 캐디.


1부 스페어

1부에 근무를 나가지 않지만 혹시나 추가팀이

생기면 1부 막팀으로 근무 가능한 캐디. 보통 막팀 1시간 전

출근하고 추가팀이 없을 시 2부 첫 팀이나 2,3부 캐디와 마미반 캐디들 뒤로 근무를 나가게 된다.


1부 전화대기

1부 스페어 캐디들이 추가팀으로 1부에 근무를 다 나가게

되면 다음 순번인 캐디들이 출근을 해야 한다. 그래서 1부 전화대기가 되면 혹시나 모를 경기과 전화연락에 신경 써야 한다.



2부 스페어

1부 근무를 마쳤지만 2부 막팀 배치가 끝날 때까지

퇴근을 할 수 없다. 팀추가 시 2부 막팀으로 근무를 나가거나

3부에 팀이 많을 때 3부 근무를 나갈 수 있다. 팀추가가 없을 시 다음날 1부 첫 팀 순번으로 근무를 나간다.


꼴투

1,2부 근무자 중 막팀 캐디.


1부 근무 후 빠른 퇴근이 가능한 순번.

쌈박하다에서 유래.


하우스캐디
주중·주말 구분 없이 1·2부 근무.
비시즌에도 1순위 배정되는 캐디.

3부 캐디
야간 라운드를 담당.
시즌에는 2·3부 근무.

주중반
평일(월~금)만 1·2부 근무. 주말과 공휴일은 휴무.

주말반
금·토·일 및 공휴일 근무. 비시즌 2개월은 근무 제외됨.

마미반
주중 2부만 근무하며 주말은 쉬는 엄마 캐디들.
육아 병행이 전제되고, 비시즌 2개월은 근무 제외됨.


마샬캐디

경기진행 캐디.


포어캐디

공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진행을 도와주는 역할.


마커캐디

경기 운영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위해 선발된 캐디.


2. 캐디들끼리 쓰는 은어


짬뽕

남녀 혼성팀.

티박스를 두 개 써야 하니까 진행에 차질이 생길 때가

많아서 붙은 말.


불짬뽕

남녀 혼성팀인데 불륜인 팀.

쓰리원

여 3남 1 혹은 남 3여 1 팀.

이때도 한 분 때문에 티박스를 두 개 써야 해서..


투투

남 2여 2이라는 뜻.


남 4

남자분 4명으로 구성된 팀.

가장 선호하는 조합.

하지만 항상 빠른 것도 아님.


여 4

여자분 4명으로 구성된 팀.

남자캐디들이 선호하는 조합.

항상 느린 것도 아님.

풀뱀

꽃뱀과.

필드에서 활약하는 꽃뱀.


다맨

캐디가 클럽을 전달하러 올 때까지

자기 공에서 절대 움직이지 않음.


3. 플레이 중 쓰는 은어


배꼽

티박스 기준보다 앞으로 나갔을 때.


일파만파

첫 홀에 한 명이 파를 하면 나머지 동반자 3분의

스코어도 파로 기록.


막창

공의 비거리가 많이 나서 플레이할 수 없는 곳으로

나갔을 때.


벙전(벙커 전)

벙커 직전에 떨어진 볼.

제일 맛있는 전.


역세권

카트도로 주변으로 떨어진 볼.


목생도사

나무를 맞으면 살고 도로를 맞으면 죽는다.


와이파이

샷이 일정하지 않은 상태.


아우디

연속 4번 파를 한 경우.


올림픽

연속 5번 파를 한 경우.


오바마

오케이를 바라지 마라.


오잘공

오늘 제일 잘 맞은 공.


뽕샷

공이 하늘 높이 뜬 볼.


뱀샷

공이 낮게 깔려서 날아가는 볼.


온탕냉탕

그린 주변에서 미스 샷으로 인해 그린에 올리지

못 하고 왔다 갔다 할 때 씀.




캐디들이 쓰는 근무 용어나 은어는 외부인은 모르는 우리만의 암호 같은 것으로 동료 의식과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자연히 위로와 격려를 보내게 됩니다. 그 짧은 단어 속에 숨은 하루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지니까요. 다만 골퍼분들이 꼭 아실 필요는 없는 용어입니다.


플레이 중 쓰는 은어만 한 번씩 재밌게 읽고 라운딩 중간에 요긴하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캐디언니의 일기 – 2025. 5. 2.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저녁 7시에 아들 축구클럽 학부모 모임에 나갔다.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골프장에서 고객으로 만났던 분이었다.


모임이 끝나고, 예전에 같이 일했던 언니에게 그 이야기를 전했다.

그 언니는 나에게 “그런 자리엔 캐디인 티 내지 마”라고 말했다.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나는 내 직업을 숨기고 싶지 않다.

그 자리에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서 말하지 않았을 뿐,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


내 일이 자랑스러운 직업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하루하루, 라운드의 조력자로서

최선을 다해 일해왔다.

내가 맡은 역할을 성실히 감당해 온 시간들,

그건 누가 뭐래도 부끄럽지 않다.


캐디는 ‘정직함·신뢰·책임감’ 없이는 오래 버틸 수 없는 일이다.

시간 약속을 철저히 지켜야 하고,

고객의 클럽과 공을 대신 다루는 만큼

매 순간 신중함이 필요하다.

스코어를 정확히 기록하고,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골프장이라는 야외 공간에서

고객의 안전까지 함께 책임지는 직업이다.


이 모든 걸 매일같이 해낸다는 건

그 자체로 자부심을 가질 만하지 않은가.


다만, 오래도록 우리는 특수고용직이라는 틀 안에 묶여
소득을 신고하지 않고 일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 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부끄러움도 있다.

더 부끄러운 건, 제도 변화를 요구하기보다
그저 현실에 순응하며 일만 해왔다는 점이다.
생활에 치여 목소리를 낼 여유조차 없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저 모르쇠로 버틴 셈이다.

그러나,
적어도 10년 넘게 이 일을 해온 사람이라면
이 직업으로 밥벌이를 했고,
수많은 고객과 동료 후배들을 생각한다면

우리 직업에 대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행히 이제는 캐디들도 소득을 신고하고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갈 길이 남아 있지만,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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