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수도권 시각에서 '관광(觀光)' 요소만이 노잼 판단기준인가?
커버사진은 한빛탑에서 바라온 대전 둔산도심 전경. 사진 출처=대전광역시청
대전에는 재미있는 별명이 있다. 바로 노잼도시이다. 말 그대로 재미없는 도시라는 뜻이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대전시청을 비롯해 지역 기관들과 지역 언론들이 노잼도시를 탈피해야 된다는 정책과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울산, 광주 등 타 지역 대도시로 노잼 담론이 번지고 있다.
그럼 노잼 기준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노잼 어원에는 여러 시작점이 있겠지만 대부분 대전에 외지 사람이 오면 성심당 외에 마땅히 구경시켜 줄 곳이 없다는 말에서 시작된 것 같다.
그런데 노잼 기준은 기준은 무엇인가?
먼저 지방은 곧 관광지라는 뿌리 박힌 수도권 특히 서울 중심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외지인들 입장에서는 비즈니스 외에는 주로 관광을 방문하게 되니 그 도시를 관광할 거리가 있는지 따지게 된다.
솔직히 대전은 관광 요소가 적은 것은 맞다. 하지만 대전은 원래 관광도시가 아니다.
대전은 일제시대 신흥 도시로 대덕연구단지, 정부대전청사, 자운대 등 국가주도적으로 연구개발, 중앙행정 중심도시로 서울의 기능을 분산하기 위해 지금까지 개발된 도시다.
대전이라는 도시자체가 관광 요소가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굳이 찾으면 성심당을 비롯해 대청댐, 계룡산국립공원, 국립중앙과학관, 유성온천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관광위주 도시보다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두 번째는 서울보다 부족한 문화 인프라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대전이 평범한 대중시민이 일상생활에 즐길만한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만큼 노잼인가?라고 묻고 싶다.
대전은 대도시이자 충청권 제1수부도시인만큼 서울에 비해 부족할지 언정 기본적인 문화나 유흥 인프라는 갖추고 있다.
예를 들면 둔산지구 문화단지 안에는 전국에 몇 안되는 6조의 이동무대 및 후방 턴테이블 무대가 장비되어있는 1,500여 석 대형 공연홀을 가진 대전예술의전당을 비롯해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그리고 지방대도시에서도 보기 드문 시립국악원도 위치해 있다.
이곳에는 시립시설들인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문화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멀티플렉스의 경우에도 서울 왕십리 IMAX 크기와 비슷하다고 알려진 영상음향 모두 국내 최고급 대형 상영관인 메가박스 대전신세계 돌비시네마관도 있으며 CGV 대전터미널에는 IMAX LASER관과 4DX관이, 멀티플렉스 외에도 몇몇 예술영화관들도 위치해 있다.
대형 쇼평시설의 경우에도 전국 5위 규모의 대전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각종 명품들이 있는 갤러리아타임월드 그리고 현대프리미엄아웃렛도 있어서 오히려 대전이남 지역 사람들이 자주 찾고 있다.
그래도 서울과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 서울보다는 부족한 것이 사실은 맞다.
하지만 적어도 일반 대중시민이 일상적으로 즐기는 문화 인프라는 충분히 있다고 개인적으로 감히 생각한다.
애초에 서울은 그냥 대도시가 아닌 자체 인구 950만여 명, 광역인구 2,500만여 명의 국제 초거대도시이다.
서울은 아시아에서 일본 도쿄, 중국 상해, 홍콩, 싱가포르와 비교하는 국제 도시이다.
대전을 비롯한 지방 대도시의 노잼 담론은 미국으로 치면 뉴욕을 기준으로 맞추고 뉴욕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미국 내 대도시를 모두 노잼으로 치부해 버리는 격이다.
성수동에 핫한 팝업스토어, 각종 국제 수준의 문화인프라들, 각종 국제 문화행사들은 서울에 기형적으로 발달된 문화집중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서울의 국제 수준의 인프라들이 수도권 일반 대중시민이 매주 즐기는 필수 인프라인지, 도시의 노잼을 가르는 요소인지 묻고 싶다.
더 역설적인 것은 노잼도시라는 대전이 비수도권 광역시중에서 가장 도시 전망이 괜찮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대전은 연구개발, 중앙행정 위주 도시라 특색이 없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요소로 인해 지방에서는 전망이 가장 밝은 도시중 하나라는 점이다.
반면 그 관광으로 몰려가는 부산은 겉으로는 관광객이 많아 보이고 관광으로 활력을 얻은 것 같지만, 교외 유출 현상을 감안해도 수도권과 대전에 비해 그렇다 할 도시 규모에 비한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도시 위상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역소멸위험도에 따르면 대전의 광역권인 세종(1.113) 가장 소멸 위험가능성이 낮았고 그 뒤를 이어 서울(0.810), 경기(0.781)에 이어 대전(0.736)이 소멸위험이 낮은 지역 4위를 했다.
오히려 노잼도시인 대전은 비수도권 2위(대전 베드타운인 세종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비수도권 1위)에 수도권인 인천(0.735) 보다 높았으며, 정작 제2도시인 부산(0.490)은 전국평균(0.610) 보다 높기는커녕 소멸위혐이 낮은지역 10위에 머물러 지역소멸 위험도가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중에서 8번째로 높았다.
(관광은 무에서 유를 창출해서 좋은 산업이지만 경기를 크게 타고, 임금이 첨단 제조업이나 연구개발업에 비해 낮은 편이다. 무엇보다 부산 같은 330만여 명의 대도시의 주산업으로 삼기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관광 대도시로 떠오른 전주도 사실 정작 현지주민들은 쇼핑은 대전으로 원정 가서 쇼핑하는 형편이다.
애초에 전주는 관광도시보다는 도청이 위치한 전북 수부지 기능과 교외 현대자동차, KCC, LS, 효성, 휴비스 등 대기업 공장에 의존하는 면이 크다.
관광 느낌이 강해 노잼도시 타이틀이 아직은 없지만 이들 지역의 관광도시 현지주민들에게는 아마도 노잼담론이 관광보다는 다른 지역보다 부족한 양질의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부족해 아예 즐길 틈이 없거나 주변 대도시에 비해 부족한 대중문화시설일 것이다.
노잼 담론을 재미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은 단순 일회성 관광 요소로 노잼도시를 가르면 안 된다고 본다.
오히려 그 관광위주 시각과 수도권 중심의 노잼담론이 진짜 그 지역 시민들이 느끼는 노잼과 생활 인프라 격차에 대한 담론을 가릴 수 있다.
참고 및 출처 자료 #1 - https://www.yna.co.kr/view/GYH20240628000900044?section=search
참고 및 출처 자료 #2 - https://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36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