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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Jul 27. 2024

50살에 처음 혼자 떠난 제주 여행 2

제주에서 듣게 된 기쁜 소식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언론 '시민언론 민들레'

2022년 11월 14일 '시민언론 민들레'가 창간 됐다. 창간 1주일 전 이명재 대표님을 인터뷰하고 언론사 최초로 리포액트에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그 후로 나는 한 달에 한 번 매월 셋 째 주에 시청에서 열리는 전국집중 촛불집회에 '시민언론 민들레' 자원봉사단에 가입해 봉사를 하러 다녔다. 시민들에게 민들레를 알리는 전단도 돌리고 '시민언론 민들레' 천막에 찾아오시는 시민들께 궁금해하시는 점도 설명해 드리고 정기 후원자가 되어주십사 부탁도 드리고 여러 가지 봉사를 했다. 한겨레가 변질된 이후 언론사 다운 언론사가 생긴 것이 너무 기뻤다. 거의 매달 빠지지 않고 봉사를 다녔고 이명재 대표님과 밥이나 술을 한잔 할 자리가 생기면 나는 늘 대표님께 민들레 시민기자는 언제 뽑냐며 물었다. 민들레가 자리 잡히면 그다음 순차적으로 일이 진행될 거라며 기다려 보라고 하셨다. 정말 민들레 시민 기자가 되고 싶은 마음 반, 나 같은 아줌마가 어떻게 저렇게 짱짱한 분들이 시는 언론사에 시민기자가 되겠어라는 두 가지 마음을 가지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매번 묻곤 했었다.


어느 날 걸려온 민들레 편집 국장님의 전화

토지자유연구소 남기업 소장님 인터뷰 기사를 다시 수정하고 정리해서 '민둘레 들판'에 독자 투고를 했다. '민들레 들판'은 자유로운 주제와 형식으로 누구나 글을 투고할 수 있다. 누구나 글을 써서 보낼 수 있고 운이 좋으면 신문에 실릴 수도 있다니 생각만 해도 신이 났다. 세 번째 투고였는데 어느 날 편집 국장님이 전화를 하셨다. 독자 투고를 하면 담당 에디터님이 다시 편집하고 올려야 하는 데 내 등급을 시민기자로 올려놨으니 이제부터는 올릴 글이 있으면 직접 올리라고 하셨다. 와우! 그냥 막연하게 바라던 민들레 시민기자가 된 건가? 얼떨떨하고 기뻤다. 민들레 막내 기자인 김성진 기자가 집 근처까지 와서 프로그램 설명과 민들레 양식을 설명해 주며 분에 넘치는 칭찬을 해주었다. 프로페셔널 기자님의 칭찬은 아줌마 시민 기자에겐 최고의 영양제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민들레 내부에서 확정된 건 아니었고 글 쓰는 등급을 올려주신 거였다. 그래도 기뻤다. 뭐 어때? 글만 쓰면 되지!


아직 정식으로 결정된 게 아닙니다.

지난 수요일 제주도에 도착해 김근수 소장님과 만나서 얘기했을 때는 아직 민들레 내부 회의에서 정식으로 시민기자로 확정된 게 아니었다. 마침 제주도에 도착한 수요일에 민들레 회의가 있는 날이라 그날 결정이 난다고 했다. 나는 기자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안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탈락해도 실망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스렸다. 그런데 김근수 소장님은 꼭 될 거라고 걱정 말라고 하셨다. 내가 쓴 기사도 다 읽어 봤다고 하셨다. 소장님께 "저는 기사 쓰는 법을 배운 적도 없고 맞춤법도 맨날 틀리고 자꾸 오타 나고 까먹고 그래요."라고 말했더니 "저도 맞춤법 맨날 틀려요. 오타도 나고요. 그런 거는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못 하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더 잘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게 중요하죠."라고 말씀하셨다. 맞다. 난 왜 그런 생각을 전혀 못 했을까? 그저 지적받고 틀리면 자꾸 쪼그라들고 의기소침해지기만 했다. 그런 내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소장님은 내 고민을 해결해 주셨다. 인생을 완벽하게 착하게 살지도 못 한 것 같은데 이런 좋은 분과 인연이 되다니... 앞으로 쭉 더 착하게 살아야 하나보다. 좋은 분에게 빚을 갚으려면 말이다.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다음날 카페에서 열심히 인터뷰 기사를 정리하고 있는데 편집국장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어제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시민기자로 함께 일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해 주셨다. 너무 기뻐서 감사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나도 안다. 내가 실력이 출중해서 결정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리포액트에서 성실하게 활동하는 것을 지켜보시고 성실함을 인정해 주신 거라는 걸... 그리고 아줌마를 리포액트 시민기자로 받아 주시고 가르쳐 주신 허재현 기자님 덕분이다. 내가 리포액트 시민기자로 일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민들레라는 곳의 시민기자가 될 수 있었겠나? 실력이 부족하니 성실함으로 부지런함으로 노력해서  '시민언론 민들레 제1호  시민기자'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도록 허재현 기자님 욕먹이지 않게 신나게 즐겁게 일하리라 다짐했다.


휴가 와서 매일 기사만 썼어요.

제주도에 와서 매일 카페에 나가 기사를 정리하고 고쳤다. 그리고 완성한 기사를 보냈다. 진부한 리드덕에 퇴짜를 맞고 다시 썼다. 편집국장님의 설명과 막내 기자님의 설명을 듣고 열심히 수정해서 다시 보냈는데 어찌 될까 긴장하며 기다린다. 프로페셔널 기자님들이 보시면 구멍이 여기저기 숭숭 난 게 보일 텐데 그래도 괜찮다. 난 리포액트와 시민언론 민들레 시민 기자니까 지적받고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 이 아름다운 제주에 혼자 휴가를 와서 매일 아침 먹고 카페에서 종일 일만 하다가 내일 집으로 간다. 오늘이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제주도 구경도 못하고 카페에서 일만 하다가 휴가가 끝나지만 카페 뷰가 너무 멋져서 힘든 줄도 몰랐다. 내일 마지막 비행기로 올라간다. 내일은 일찍 애월로 가려고 한다. 애월 해장국집에서 내장탕 한 그릇 먹고 애월 카페에서 렌터카 반납 시간까지 글 쓰고 바다 멍 때리다가 갈 거다. 아쉽다. 이렇게 50년 만에 나 홀로 여행도 끝나는구나.



김근수 소장님 유튜브 : 김근수 - 해방신학

https://www.youtube.com/channel/UCa3jmwSFpZeXuOmHdYWlq9g

 김근수 소장님 이력 및 저서 소개

https://ridibooks.com/author/17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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