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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야 델 카르멘] EP01. 플라야 델 카르멘으로

혼여행자들의 성지

by 임지훈

플라야 델 카르멘으로

20240225_172751.jpg 플라야 델 카르멘에 가면 수없이 방문하게 되는 공원

오늘은 멕시코시티에서 플라야 델 카르멘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보통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은 신혼여행객의 성지인 칸쿤이지만, 나 같은 혼여행족들에게는 근처에 위치한 플라야 델 카르멘이 훨씬 적합했다.

칸쿤공항에서 1시간 반정도의 버스이동을 하고 나자 짭짤한 바다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살을 그대로 머금은 듯한 바다는 그 빛을 반짝였고 바다를 주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미소를 지은 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곳에서 1주일이라는 긴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기 때문에 좋은 곳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는데, 사람들의 미소를 보니 내 바람이 그대로 이뤄질 것만 같았다.


신들의 우물 세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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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사실 멕시코가 여행루트에 없는 경우가 많다. 일단 멕시코는 남미가 아니기도 하고(같은 스페인어를 사용하지만 멕시코는 엄연히 북아메리카이다.), 멕시코는 방문할 곳이 너무 많아서 멕시코만 단독으로 여행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나도 여행을 계획할 단계에서는 멕시코를 제외하고 남아메리카 국가들에만 집중을 할까 생각하였지만, 이곳 덕분에 멕시코를 포함하기로 결심했다. 바로 세노테!

세노테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싱크홀이라 생각하면 된다. 싱크홀처럼 땅이 꺼진 곳에 지하수가 고여 형성된 자연 우물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닷물의 짠맛도 느껴지지 않고 쾌적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멕시코와 과테말라 등 유카탄 반도에 자리 잡은 나라에는 이런 세노테가 수 없이 많이 있다. 무려 6000개 이상!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세노테는 익킬이라는 곳이지만 물이 그다지 깨끗하지도 않고,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투어를 이용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20240226_094603.jpg 입장료인지 구명조끼 대여료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 입장료는 180페소였다.

대신 내가 방문하기로 한 곳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아줄'이라는 이름의 세노테였다.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콜렉티보라는 미니밴을 타고 갈 수 있는 위치였다. 탑승 전 "세노테 아줄"이라고 말하면 어떤 콜렉티보를 타야 하는지 알려주고 탑승 후 요금을 지불하는 형태였다.


콜렉티보에 탑승하면 같은 방향을 가는 모든 사람들이 탑승하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할 때쯤에 내린다고 의사표시를 하면 된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데 수원, 대전, 대구에 가는 사람들이 모두 탑승한 모습을 생각하면 된다.)


멕시코에서는 세노테의 수질을 위해 선크림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간이샤워시설에서 간단한 샤워를 마친 후 입장할 수 있다. 파란색이라는 뜻의 아줄이라는 이름답게 세노테의 물은 푸른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20240226_105235.jpg 번지점프를 즐기는 사람들

이른 시간에 방문한 세노테의 물은 아직 햇빛에 달궈지지 않아 수온이 그리 높지 않았다.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이미 세노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고 각자의 방식으로 세노테를 즐기고 있었다.

미리 챙겨간 수경을 착용하고 물에 입수했더니 신기하게도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었다. 사람들을 봐도 전혀 도망가지 않고 사람과 함께 헤엄치는 모습은 정말 색다른 장면이었다.

세노테 때문에 멕시코에 방문한 것이 후회되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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