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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흰 두루미

by 글바트로스

쉼 없이

가슴 쑤시며 차올라

목구명에 걸린 말들,

꽃씨인양 쏟아내느라

소리 없는

네 속울음소린 듣지 못했다.


흐린 심안은

무언의 명료한 네 눈빛보지 못하고

질펀한 눈먼 맘은

사금파리 말들만 곱씹었다.


드높은 창공에 비상하는 모습,

망연히 보다가

가늠할 수 없는 고요에 휩싸여

골난 흰자위 눈동자도 내리깔고

삿대질하던 손가락도 등뒤로 숨겼다.


그날,

오직 그 순간만을 위해

수없는 날갯짓으로 그리 날아오르고,

황혼 실개천에서 겨우내 목축이는 네 모습.

촌철살인 일갈인양

작은 심연에 번지는 물무늬 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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