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매년 10개의 소비트렌드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의 트렌드를 두 종류로 나누면 '가치관과 생활의 변화(사람들의 변화에 관한 것)', '기술. 경제. 정책 등 제도적 변화(기업.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주목해야 할 전략적 트렌드)'가 그것이다. 다섯 개씩 두 편으로 알아보려 한다. <작성자 주>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용 그림을 그린 뒤 눈동자에 점을 찍는다는 뜻으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일을 끝냄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트렌드코리아 2024》의 부제이기도 하다.
"독자 모두 자신만의 목표에 화룡점정할 수 있기를"
- 8쪽 중에서
각자의 허들을 뛰어넘으려면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되는 시점에 뛰어넘는 자와 걸려 넘어지는 자. 두 사람 중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트렌드가 생성되는지 아느냐, 모르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스핀오프 프로젝트'는 사전적으로 누에고치에서 실을 잣듯이 '파생되다', (원심력으로) 분리하다'라는 의미로 점차 개인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이드 프로젝트'가 인기인데 단순한 부업과는 다른 의미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연장선상에서 자신의 새로운 경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기 계발과 적용의 시도를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스핀오프는 콘텐츠 영역에서 출발했다. 이는 원작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펼쳐나가는 새로운 이야기로서, '외전'이나 '번외'의 개념을 포함한다. 책에서는 영화 <스타워즈>를 예시로 들었는데, 이 부분을 읽다 보니 몇 달 전 종영된 <수사반장 1958>이 떠올랐다. 이 드라마는 프리퀄(Prequel : 영화 따위에서 기존의 작품 속 이야기보다 앞선 시기의 이야기를 다루는 속편)의 형태로 제작되었다. <수사반장>을 보고 자란 부모 세대와 MZ세대 간의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하며 아이와 즐겁게 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디토 소비'는 정보의 다양화와 과잉으로 인해 수많은 선택지에 놓인 소비자들은 정보 탐색, 대안 평가 등 모두 생략한 채 그냥 "나도(ditto)" 구매하는 것을 이른다. 인플루언서 누가 사니까 사는 것이고, 어느 콘텐츠에서 보았던 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구입하거나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를 보고 여행지를 정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기억을 되돌려보니 이 글을 적고 있는 '나도' 디토소비를 한 기억이 난다. 인스타그램에서 오상진 님이 두른 굿즈 앞치마에 인스타그램 주소가 재봉된 핸드메이드 제품에 눈이 갔다. 나만의 굿즈를 만들고 싶었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렇게 나도 사고,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선물하게 된 상품이 되었다. 인스타는 내게 단순한 SNS가 아닌 내 취향을 모아두는 잡지처럼 활용하고 있었다는 생각까지 든다.
같은 물건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입할 수 있는 선택지는 손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으로 다양해졌다. 소비자는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자신의 구매에 불안해지기까지 한다. 예전에는 내구성을 따졌다면 요즘은 감성이나 취향, 가치관에 반하는 제품은 어김없이 구매 목록에서도 삭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불매운동이 그것이다.
'리퀴드폴리탄'은 "액체라는 뜻의 리퀴드liquid와 도시를 의미하는 단어인 폴리탄politan을 합쳐, 현대의 도시와 지역이 액체처럼 유연하고, 서로 연결되며, 다양한 변화를 보이는 가변체可變體라는 점을 강조한 명명이다." - <트렌드 코리아 2024> 중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은 인구 소멸 지역에 심폐소생뿐만 아니라 '다양성'과 '창의성' 측면에서 성장판이 열린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다양성을 포용하고 가능성을 열어두고 끊임없이 실험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은 늙으면서 품위를 얻고, 정체되는 공간은 낡아 사람들에게 잊힙니다. 시장을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정체시키면 안 돼요. 잘 늙되 낡지는 않아야 해요. 늙음과 낡음의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 <트렌드 코리아 2024> 중에서
'돌봄 경제'는 누가 누구를 어떻게 돌보느냐를 기준으로 배려 돌봄, 정서 돌봄, 관계 돌봄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원래 돌봄은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일이었는데,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돌봄 영역에서도 '비대면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있다. 이제 어리거나 고령이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만 돌봄의 대상이 아니다.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