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되기 싫다던 서른 살의 마지막을 딱 한 달 앞둔 오늘이다.
스물아홉, 나에게 있어 서른은 그저 두렵고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은 나이였다.
서른 살, 오늘 나에게 있어 서른은 요란스럽고 치열했지만 그만큼 많은 걸 일깨워준 나이라고 말하고 싶다.
일 년이라는 시간 동안 원치 않았던 퇴사와 백수생활, 오랜 친구와의 결별 그리고 장기연애의 끝을 맞이했다.
몇 년에 걸쳐서 일어났어도 힘들었을 법한 일들을 한 번에 겪으면서, 참 많은 것들을 잃고 또 얻었다.
그렇게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듯, 내 인생에서의 요소들을 다시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계획에 없었던 퇴사는 그동안 미뤄뒀던 일들을 하며, 언제 또 올지 모르는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게 해 줬다.
주변의 생각과 시선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나에게, 오랜 친구와의 결별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장기연애의 끝은 오랜 안정감을 과감히 버리고, 나도 오로지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나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공부할 수 있는 한 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여전히 부족하고, 또 앞으로 더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 사람이다.
다만, 앞으로 남은 날들은 조금 더 성숙한 선택으로 내게 맞는 것들로 채워나갈 용기를 얻었다.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새로운 것들을 맞이하며 나는 내 안의 ‘나’라는 집을 다시 지었기 때문이다.
불필요하던 벽을 허물고 또 덜어내고 나니, 완벽하진 않더라도 이전보단 훨씬 단단하고 따뜻해졌다.
내년엔 이 집 안을 어떤 빛과 향기로 채워나갈지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서른 살이는 기쁠 땐 맘껏 기뻐했으며, 슬플 땐 내 안의 울음을 다 토해내 실컷 울었다.
거짓 없이 온전히 내가 나를 직면했던 이 시절의 내가 나는 너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