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앞 작은방은 늘 아이의 장난감방으로 장난감이 가득했는데 이제는 나이에 맞지 않는 장난감과 인형들을 치우고 침대도 넣어주고 아이가 원하는 아지트 역할을 할 수 있는 비밀 공간도 만들어주기 위해 며칠 동안 머리를 싸매며 고민했다.
가로세로 3m도 안 나오는 작은방에 침대와 아지트, 기존 장난감을 넣어주려니 각이 안 나와서 벙커침대를 알아봤다가 그러면 방이 너무 답답할 것 같아 취소하고 침대도 몇날며칠을 알아보았다.
그런 와중에 아이에게 이제 필요 없는 장난감을같이 정리하기도 하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간 시간 동안 나 혼자 정리하기도 했는데 어느 날 아이가 버릴 인형들을 모아둔 비닐에서 인형을 하나 가져와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채 말했다.
"엄마! 왜 제 아끼는 인형을 버리려고 했어요?"
이 인형은 아이의 3년 전 가지고 놀던 인형이기도 하고 지금은 전혀 가지고 놀지도 않는 인형인데 아끼는 인형이라는 말과 눈물에 적잖이 당황하여 대답했다.
"이제 그 인형 망가져서 가지고 놀 수도 없어."
"그래도!! 나한테 물어봤어야죠. 내가 아끼는 인형인데!!"
울면서도 자기 할 말을 다하는 아이의 모습에 미안하기도 기특하기도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시 집을 치우는데 아이가 한참을 미술도구가 있는 방에서 나오질 않았다. 다 잊어버리고 금세 미술놀이를 하는구나 싶어 안심하고 집치우기에 열을 올리는데 아이가 자신의 품에 고친 인형을 들고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