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뚝이 Jul 20. 2024

수영 초급반에서 꼴찌 한 사람 이야기

수린이의 수영일기(2)

음파음파

물속을 걸은 다음은 음파음파 연습이었다.

물에서 공기를 코로 뱉고, 나와서 숨을 마신다.

여러 번 하니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다른 레일에선 휘황찬란하게 영법을 구사하는 동안, 우리는 물속에서 호흡하는 법을 배웠다.


발차기 연습

그다음은 데크로 올라와서 물속에서 발차는 연습이었다.

처음엔 발을 차는 느낌도 잘 알지 못했다.

지금은 참 쉬운데 이게 실전에 적용이 되려나 의문이었다.


킥판 잡고 발차기

이제부터 실전이다. 킥판을 잡고 물속에 얼굴을 집어넣고 아까 배운 호흡과 발차기를 하는 것이다.

킥판 덕에 몸이 뜨니까 안심이 되었지만, 막상 물에 얼굴을 집어넣으려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그게 아니었다...


앞으로 3 cm  나아가다.

강습은 여러 사람이 같이 듣기에, 줄을 쭈욱 서서 앞사람들부터 출발한다. 난 아무것도 모르고 할 줄도 모르는데 중간쯤 서게 되었다. (후에 알았지만 수영강습에선 잘하는 사람부터 앞에 서게 된다. 그래야 뒷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아서)

 나는 처음으로 물에 얼굴을 파묻고 팔을 쭉 뻗어 발차기를 신나게 했다. 그리고 강사님께서 툭툭 치더니 일어나라고 하셨다.


" 뒤로 가세요"


난 고작 3cm를 가고 초급반 맨 뒤로 밀려났다..



자존심에 스크래치 나다

난 어릴 때부터 체육엔 잼병이었다.

달리기는 매번 꼴찌, 뜀틀도 앞 구르기도 전혀 못해.

체육시간은 항상 공포의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급반 중에서 내가 제일 못하다니?? 신이시여 너무한 것 아닙니까.

왜 제게서 운동신경을 빼앗아가셨나요....


강사님께서는 따로 나를 가르쳐주셨다.

내가 발차기를 할 때 다리가 접힌단다.

난 쭉 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굽혀지는 거 같은데??

되지도 않는 반발을 (속으로)  해가며 분노가 차올랐다.


대체 왜 나만 안 되냐고!!!


수영장에 가기 싫어지다

그렇게 3일 차까지 내가 제일 꼴찌였다.

세상이 날 왕따시키나 싶었다.

난 심지어 연습도 하고 가는데 말이다!!

신이 내린 운동신경에 통탄하며 수영복을 갈가리 찢고 싶었다. 정말 우울했다. 자존심도 상했다.


남들은 수영이 재밌고 좋다는데 난 왜 이렇게 싫은 거야...

그렇게 생각보다 빠르게 포기 위기가 도래했다.

작가의 이전글 난생처음 수영장에 가본 사람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