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오픈한 회사 근처 식당에 동료들과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그날은 오픈 이벤트로 10% 할인 혜택까지 있는 날로 서둘러 자리를 잡고 메뉴를 골랐다. 대기 없이 자리를 잡아서 좋았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반이나 지났는데도 주문한 음식이 나오지 않았다. 음식이 늦게 나와 마음이 조급해진 데다 기대가 컸었는지 짜고 매운 음식맛에 하나같이 인상이 일그러졌다.
점심시간 10분 전에 나오려고 회사에서 눈치작전까지 펼치고 나왔는데 음식을 기다리느라 다 지나가버린 점심시간이며 짜고 매운맛에 음식 값이 아까웠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식당에 가자고 처음 말한 사람이 나였던 것 같아 일행에게 미안했다. 누구 하나 누가 여기 오자고 물을까 봐 숨죽여 밥만 먹고 있을 때, 함께 간 이팀장님이 한마디 하셨다.
‘아주 창의적인 맛이야! 10% 할인된 금액으로 나머지 맛을 채우라는 이벤트인 거지?’라고 말해 모두들 웃음보가 터졌다. 그러고는 약속이나 한 듯 식당에서 나와 카페로 향했다.
음식이 짰던 사람은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매웠던 사람은 달달한 라테를 마시며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 안 좋았던 기억이 이팀장님의 말 한마디로 빙그레 미소 지을 수 있는 에피소드로 남게 된 것이다.
평소에도 긍정의 달인인 이팀장님과 함께 있으면 웃을 준비라도 한 듯, 회의 중에도 웃음 참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부정과긍정 중에 한 가지 선택을 하며 살고 있다.
부정적인 마음과 긍정적인 마음은 1=3 법칙이 적용된다고 한다.
부정적인 마음 한 가지가 들면 긍정적인 생각 세 가지로 대응해야 같아진다. 파충류의 뇌이자 생명의 뇌에서 인지되는 일차원적으로 자연스레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을 너머 유머로 표현하는 이팀장님과 함께 있는 시간은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지금은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어 만나기는 힘들지만 살면서 벽에 부딪쳤을 때 이팀장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말했을까 유머를 떠올리곤 한다.
어렸을 때 누구나 한 번쯤 해 봤을 밥 실험이 기억난다.
두 공기의 밥에다 한쪽에는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고 긍정적인 말을 하고, 또 한쪽은 '미워, 보기 싫어, 나빠'등의 부정적인 말을 했던 실험이다. 긍정적인 말을 한 밥 위에는 흰색 예쁜 곰팡이가 피는 반면 부정적인 말을 한 밥에는 시커먼 곰팡이가 빠르게 피기 시작했던 결과가 생각난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마법 같은 긍정적인 말의 위력을, 우리는 이미 유치원 때 확인했다.
하물며 밥도 알아듣는긍정적인 말을 세상 사람들에게 건넬 수 있다면, 모두가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기 힘든 그야말로 가장 큰 무기를 획득해 전쟁터에 뛰어드는 셈이다.
삶은 예측할 수 없는 불완전성의 반복이다.
완벽함을 내려놓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펼쳐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면 어떨까. 문제라고 여긴 일이 웃음거리로 바뀌는 긍정으로 무장하고 말이다.
위기상황을 180도 바꿀 수 있는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우리는 어디에서도 환영받는 분위기 메이커로 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