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를 맞으신 이시형 박사님의 신간이 나왔다. 100여 권이 넘는 저서 중 한 권이라고 한다. 10년 전 심리학 강의 시간에 들었던 이시형 박사님의 ‘세로토닌 하라’ 강의가 떠올랐다. 그 시절에 널리 알려진 엔도르핀은 알아도 '세로토닌'은 알려지지 않았던 때였다.
‘세로토닌’은 뇌신경 전달 물질로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도파민이나 엔도르핀처럼 흥분되고 격양되는 쾌감이 아닌, 잔잔하고 편안한 행복감을 위한 필수 호르몬이다.
인간의 감정을 만드는 물질은 크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이렇게 세 가지 물질에 의해 좌우된다고 전해진다. 도파민은 쾌락, 성욕, 식욕 등을 담당하고, 노르에피네프린은 불안, 스트레스 등을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세로토닌은 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물질로, 우울증 환자들에게는 대게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세로토닌’을 증가시키는 약이 우울증 치료제로 널리 쓰인다.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치료제 중에 SSRI(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SNRI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가 주로 처방된다고 한다. 반면 불면증, 성욕 감퇴, 메스꺼움, 구토 등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내성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 또한 믿을 수 있는 정보인지도 의문을 가져 볼 일이다.
박사님의 ‘세로토닌 하라’ 강의는 세로토닌의 중요성 인지와 증진을 위한 자연치유 방법이었다. 그중에 가장 인상 싶었던 내용은 이시형 박사님이 운영하시던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이었다.
그곳은 세로토닌 호르몬을 증진시키기 위한 자연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다. 프로그램은 대부분 단순한 일들로 구성되었다. 뒷산에 올라가 돗자리를 깔고 누워 있거나, 명상을 하고 숲을 걷기 등의 소소한 방법이다.
세로토닌이 이렇게 간단한 활동으로도 활성화된다고 하니 조금 의아했다. 의학박사가 하는 말이니까 믿음은 갔지만 과연 우울증에 효과가 있을지는 경험을 해봐야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의문에 반증이라도 하듯 다시 찾아본 홍천 힐리언스 선마을은 국내 최초의 웰에이징 힐링리조트로 거듭나 있었다. 효과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 이름나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급 성장한 모양이다. 자연요법의 효과는 경험자들에 의해 입증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한 행동으로 우울증 약 대신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면 될 일이 아닌가?
세로토닌 호르몬을 활성화하려면 세 가지를 기억하면 된다고 한다.
1. 햇볕 쬐기, 2. 산책하기, 3. 리드미컬한 운동, 그 외에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스킨십이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와 과도한 피로에 노출되어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당연한 일상이라고 생각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숲을 걷고 몸을 움직이면서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좋아졌는데 어떤 방식으로 병이 좋아졌는지 의문의 답을 집어낼 수 있었다.
‘세로토닌’의 작용을 알고 나서는 망막하고 추상적이 게만 느껴지던 마음의 평화가 손을 뻗으면 닿는 곳에 있는 것 같아 삶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숲 속에서 치유받고 움직이며, 건강한 자연식을 섭취해 세로토닌을 높여보자.
행복한 사람은 또 다른 행복한 사람을 끌어 당기 듯 행복이 몇 배로 늘어날 것 같다. 그러면 때론 내가 외롭고 지칠 때가 온다 해도,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게 주변에 있는 행복한 사람들이 내 손을 잡아 줄 테니 마음이 든든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