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추억 쌓기 제격인 계절

가을 여행 2탄

by marina



나이가 들어도 여행을 생각하면 언제나 즐겁다. 계획부터 실행까지 설렌다.

추억을 쌓는다는 개념보다는 그저 일상을 벗어나 자연과 벗하며 자유로움을 즐긴다는 의미에서의 여행이기에 더욱이 즐겁다. 마치 옛 국민학교 시절 소풍을 앞두고는 그 기대로 잠을 설치었던 그 기분도 있는 것 같다.

그 시절은 먹거리가 풍성한 시절도, 주전부리를 많이 하는 시절도 아니었기에 조그만 가방에 점심으로 싸주신 김밥을 넣고, 그 안에 과자니, 사탕이니, 간식거리를 가득 담고는 너무나 즐거워했었는데.


아무튼 오늘은 3일 차의 여행이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우리 가족의 보금자리인 즐거운 나의 집. 그러하기에 오늘도 변함없이 여러 곳을 들러 자연과의 은밀한 교류를 경험하려면 자연휴양림에서 서둘러 나와야 한다.

숙소에서 바라보이는 아침 바다는 썰물 때문에 바닷물이 일부 빠져나간 때문인지 고요하며, 바람마저 잔잔하여 바라 볼만한 풍경거리는 없는 듯하다. 하여 일찍이 숙소에서 나와 자동차로 산길 따라 정상까지 올라가 광활한 바다를 보며 사진 몇 컷을 찍고, 다음 목적지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로 유명한 담양으로 출발한다.


전남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10~20m 높이의 나무들이 터널을 이룬 듯이 서 있는 아름다운 가로수 숲 길로 8.5km에 달해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으며 산책명소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우리는 그 근처에 위치한 메타세쿼이아 공원에 들어가 숲 길이 조성된 내력도 읽어보고, 사진도 찍고,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도 걸어보며, 멋진 곳에서의 시간을 즐기고는 터널을 이룬 듯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차를 타고 이동하며, 낭만이 깃들어 있는 그 숲 길의 고요함을, 그리고 그 숨결을, 긴 호흡으로 가슴 깊이 들이마신다.


차 창문을 열고 그 여운을 한동안 간직한 채로 다음 목적지인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출발!


늦가을의 여행인지라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 국립공원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곳보다 컸으며, 아름다운 단풍의 곱고도 화려한 색감을 카메라에 가득 담아야지 라는 생각 때문인지 설렘은 충만 그 자체였다.


역시나 곱게 물든 내장산의 단풍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아름다웠고, 화려한 늦 가을맞이에 내장산 전체가 붉은 빛깔의 축제 분위기로 부산하였으며, 내장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가을 사람들의 물결은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로 가득하였다. 하여 시간을 아껴 써야 하는 우리로서는 산행만큼은 과감히 포기해야 했고, 그 물결의 일원이었다는 만족감만 간직하기로 정리하고, 내장산 공원 일대에서의 자연경관이나 단풍구경으로 마무리하며 다음 목적지인 담양 죽녹원으로 출발한다.


담양 죽녹원은 울창한 대나무 숲과 가사문학의 산실인 담양의 정자문화 등을 볼 수 있는 시가 문화촌으로 구성되어 있는 곳이다.

전망대나 쉼터, 그 밖에 다양한 조형물들도 잘 배치되어 있고, 다양한 생태문화 관광 시설도 갖추고 있어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이라 한다.

넓기도 너무 넓어 한참을 숲길을 따라 걸어야 하며, 바람소리와 더불어 대나무 잎의 스치는 숨결소리를 들으면, 고독감과 외로움이 깊은 물결로 가슴에 차 오르는 것 같아 혼자서 그 길을 걸으면, 내면의 소리를 깊이 있게 듣고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시상이 술술 떠올라 시문학 상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시를 쓸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스산한 적막감이 흐르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는 대나무 숲 길도 걷고, 조형물도 보고, 전시관도 들러 대나무 물품도 구입하고, 사진도 찍고, 그곳에서 누릴 수 있는 순간의 경험들을 깊이 있게 받아들이고 나오며,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들러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긴 시간의 노고가 있어야 하는 너른 곳이기에 고르게 보지 못한 아쉬움에 있기에 드는 생각이리라.


올라오는 길에 전주 한국관에 들러 시장기를 거두려고 전주비빔밥과 육회비빔밥, 해물파전 등 등 여러 음식을 주문하여 맛있게 먹고, 커피를 마시며, 장날 구경을 할 수 있으면 하려고 장날 일정을 살폈으나 장이 서는 곳이 없기에 다음 목적지로 출발, 우리나라 3대 성당인 전동성당에 도착한다.


여행할 때마다 서너 번은 둘른 성지의 전동성당이기에 익숙하기도 하고, 의미도 깊은 성당이기도 하여 정성 들여 기도도 하고, 성물관에 들러 성물도 구입한 다음, 너무 늦은 시간의 집 도착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기에 곧바로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집으로 출발!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며, 여행의 즐거움과 차 안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맛보며, 줄기차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천안 휴게소 도착, 호두과자의 추억은 늘 우리를 들어오라 손짓하는 곳이기에 잠시의 또 다른 즐거움을 위해 먹거리 코너로 가 맥반석 오징어와 엔제리너스 커피 한 잔씩을 사 들고 마시며, 또다시 출발, 한참을 달려 드디어 즐거운 우리 집 도착이다.


즐거운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내 집이 최고여라고 하는 말은 언제나 여행을 하고 온 끝의 마무리 말인 것 같다. 집이 주는 편안함 때문이리라.

하지만, 여행을 언제 또 가려나 하는 생각을 뒤이어하며, 다시 계획을 짜 봐야겠다는 생각을 잊지 않는다.

즐겁고 행복한 웃음을 혼자서 살며시 지으며, 이러한 여백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긍정의 신호를 나에게 보낸다. 너무 너무 좋은 여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