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그림에 폭 빠져 헤매다

후회가 완성의 보람으로.

by marina



계절 봄의 숨결에 젖어들므로 겨울잠에서 깨어 초록 잎을 틔우다.



겨울의 차가운 냉기도 따스한 봄 햇살에 밀려 사라지니 이제는 완연한 봄의 첫 자락이 펼쳐진다.

겨우내 움츠리며 몸을 사렸던 여린 숨결들이 하나둘씩 계절 봄의 공기 속으로 온기 품고 들어와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향기를 뿜어 봄의 대지 곳곳에 휘날리며 계절로의 컴백을 신고하고,

모진 환경 속에서도 면면히 살아있음을 계절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각인시킨다.


냉혹한 겨울바람은, 봄기운이 대지의 온기를 끌어올리고 있음에도 미련을 못 버린 탓인지,

꽃샘추위로 가장하여 머물려하고, 그 꽃샘바람의 강한 위력으로 수많은 꽃씨들은 이주를 시작하여

마무리 단계로 들어선다.

하여 온 대지는 계절의 색깔을 곱게 차려 입어 색색의 꽃무리를 이루며, 새 단장의 설렘을 드러내니

봄이 완연히 자리를 잡고 서서히 익어가고 있음을 체감하게 한다.



사계(四季) 동안 DIY 그림에 빠져들어 색채를 입히고 완성을 기다리다.



어떤 일이든 마음을 둬 한 번 시작하면, 그 열정은 얼마간 사라지지 않고 머물러, 고단하고 지치면서도 이뤄내는 경향이 있는 나는, 늘 시작 전에는 많은 생각을 거듭하며 할까, 말까의 기로에서 고민한다.



어쩌면 단호함이 결여된 결정장애의 마력으로 시작이 어려운지는 나 자신도 모르겠지만, 시작만 어렵지 해내고자 하는 노력이나 성과는 비교적 양호하여 완성의 기쁨을 늘 기대하게 하는 편이다.


내가 선호하는 그림은 파스텔 톤 색채의 자연 풍경, 시원스러운 바다 풍경, 꽃들의 조화, 정물화 등이며,

어쩌면 내가 머물고 싶은 공간, 그 바람이 선호하는 그림으로 고정화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프랑스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작품 "수련",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아이리스가 있는 이를의 풍경", "뇌운 아래의 밀밭", "꽃피는 아몬드 나무" 등,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그 외에도 작품 감상을 즐겨하는 편이다.



DIY 그림이라도 붓을 잡고 그리는 동안은 무념 상태로, 색채의 흐름과 빛,

본 화가의 마음상태를 생각하며 그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림 감상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림을 잘 그리지도, 화가들의 열정이 묻어난 작품을 해석하기도,

그림 그릴 시점의 감정 상태나 표현의도 등을 파악하기도, 미술 지식이 박약한 나는 거의 힘들다.

그저 혼자만의 감상에 젖을 뿐이다.



어쩌면 감상의 기본도 모르고 그저 눈으로 본 것에 만족하고, 내 집 벽에 걸어놓는 아름다움만을

쫓는지도 모르지만, 아찌 되었든 그림 속에 머물고, 즐거움과 감동도 느끼는 건 사실이며,

그림 감상의 기쁨을 즐겨한다는 것도 사실에 근접한다.

무심함도 있어 잠시 감상용으로, 단순 전시용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 가벼움도 있지만 말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그리며 강렬한 색채와 섬세한 붓 터치에 감동을 느끼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 헤는 밤' 작품을 DIY로 그림을 그릴 때는, 그림이 너무 촘촘하고 붓 터치가 섬세하여 괜히 이 그림을 시작했나 하는 후회의 감정이 온 마음을 휩쓸며 피곤함과 고단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그리면서 쉬고, 여백의 시간을 길게 두며 쉬고,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나 하는 후회의 감정이 거세게 밀려와

한 동안은 미완성 상태로 방치해 두기도, 그 또한 게으름이라 두고 볼 수가 없어 다시 색채를 스스로 조절하여, 눈의 피로도를 낮추어가며 그리기 시작, 오랜 시간만에 완성한다.



완성한 후의 느낌은 뿌듯함과 동시에 시원함이었으며, 액자를 만들어 피아노 위쪽 벽에 걸어 놓으니, 힘들었지만 그리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고 보람이 크게 느껴졌다,



50여 점 가까이 DIY 작품을 완성하며 이젠 그 갈증을 접기로 하다.




열심히 그려 목표에 도달해야지 하는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지만, 이럭저럭 풍경에 빠져 그린 DIY 작품은, 50여 점 가까이 된다. 그 시간 동안 눈이 가물가물하여 쉬고 쉬며, 여러 종류의 그림들을 완성했지만, 이제는 그림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어 그만 그리기로 마음을 접었다. 그만큼 했으면 되었다는 마음이었다.

더구나 50여 점이 되는 DIY 그림을 놓아 둘 공간도 없으며, 그림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다닥다닥 붙여 놓는 것보다는 띄엄띄엄 그림을 놓아두는 것이 내 수고의 작품에 대한 예의가 되겠기에.


그 50여 점의 그림 중 내가 직접 창작해서 그린 그림은 세네 개 정도에 불과하다.



여백의 시간은 아주 짧게, 고통의 고단함, 그 시간은 아주 길게 이어질 만큼 집중력이 강하게 작용했던 DIY 그림의 시간,



그 시간만큼은 보조 화가가 되어 내 감정을 표현하듯 색채의 강 약을 조절하고,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의 대비를 조정하려 애쓰며, 그 순간의 감정도 섞어 넣으며 그림을 그리곤 하였다.


내가 그린 DIY 작품들의 이름은 모른다. DIY 작품을 구입하면서는 알았지만, 시간이 흐름으로, 집중의 역효과로 잊었고, 작품명에 의미를 두지 않고, 내 작업에 대한 완성도만 평가하기로 마음먹었다.




20260321_152030.jpg



고단함으로 선택에 후회했지만, 인내와 열정이 완성의 길로 나를 인도하였기에

나는 만족한다. 이제는 브런치의 길에 서 선택에 집중하며...





글 벗님들 오늘도 행복하게 ^_^ 따뜻한 봄날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