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줄넘기191일째
주말.
일교차가 커져서일까 안타깝고 갑작스러운 부고장이 자주 왔다. 오늘의 장례식 일정은 저녁이다.
하루의 일정을 다듬어보자.
오전, 오후로 약속을 수정하고 바로 장례식장으로 출발하는 일정으로 변경했다.
장례에 맞는 옷차림으로 준비한다.
검은색 롱치마와 검정 폴라티 그 위에 검정 가디건.
그러고 보니 오랜만에 치마를 입었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생각은 했다. 괜찮겠지.
치마 입고 줄넘기는 처음이다.
우선 차에 짐을 놓고 줄을 잡았다. 내가 봐도 모습이 신선했다. 그래도 매일 해오던 터라 양손에 잡은 줄은 낯설지 않았다.
시작!
줄이 뒤에서 앞으로 너.. 엄... 아니 안 넘어온다. 넘어오다 치마 밑자락에 걸린다.
줄을 어깨까지 올려 시도해 본다. 넘어온다. 그러다 뒤에서 다시 걸린다.
치맛자락을 피해 줄을 돌릴라니 몸짓이 점점 커졌다. 그렇게 방법을 찾다 보니 평소보다는 약간 다른 방법으로 돌려야 가능했다.
된다. 된다!!
치마가 펄럭인다.
봉오리꽃이 피는 모습을 반복 재생하는 영상처럼 검은 치마꽃이 피었다 오므라졌다를 반복했다.
돌리다 보니, 숫자가 늘어날수록, 이상하게 치마가 점점 올라갔다. 무릎에서 점점 더 올라갔다.
화가 툴루즈 로트렉의 물랑루주 그림 장면이 생각났다.
그렇게 아침. 집 앞에서 캉캉줄넘기를 돌렸다.
날씨. 영하 5도.
마치 치마 안에 대형 선풍기를 틀어놓은 듯. 점프 때마다 치마 속으로 거대한 바람이 한 번에 왕창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했다. 너... 무... 추웠다. 300개 정도로 마무리하고 어쩔 수 없이 차를 탔다.
차에 앉았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도 했지만 금방 개의치 않아 졌다. 상황이 어찌 됐든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다. 걱정되긴 했지만 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 새로운 시도를 해서 오히려 자신감은 더 올라갔다.
하길 잘했다.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 나에 대한 믿음이 더해졌다.
오늘은 이래서 내일은 저래서 상황 때문에 내가 틀어진다면 나는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할 것이다.
생각지 못한 상황들 속에서 상황 탓을 하지 않는다.
상황이 어쨌든 내가 하면 걱정과 핑계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잠재내면이 안다. 그것이 진짜인지. 핑계였는지.
그렇게 오늘의 줄넘기는 펄럭이는 치마와 함께 자신감의 깃발도 믿음 위에서 펄럭였다.
우리 어떠한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방법을 찾고 꾸준히 실행해나가요!! 오늘도 홧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