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경청

해맑금주(金作) 272일째

by 샤인진

금주하며 오늘도 깨달음을 끄적여요.

입은 닫혀있고 귀는 열려있어요. 듣게 돼요. 경청하게 돼요.


사람들이 어제의 저녁모임 이야기를 해요.

술 이야기예요.

"이 술이 맛있어. 저 술은 괜찮아. 이런 술도 있어요." 예전 같으면 저도 껴서 입을 열었겠지만...

지금은 마치 사람들은 계곡에서 물장구치고 저는 바위 위에 앉아 사람들과 경치를 한눈에 보고 있는 여유로운 모양 같아요.

어떤 술이 좋고, 별로고, 맛있고, 맛없고 술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었어요.


열린 귀로 계속 듣다 보니 느껴지는 것이 있어요.

주량이 어느 정도야.

그 많은 술을 다 마셨어.

다음날 힘들지 않았어?

안주가 나름 저렴했어.

시간 가는 줄 몰랐어.

술맛이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별로였어.

계속돼요...

배가 불러서 술을 못 먹었어.

관리를 해도 저녁 술 때문에 살이 안 빠져.

사회생활 때문에 술을 안 먹을 수가 없어. 등등

다양한 술과 관련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다들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의 관한, 우리의 관계, 소통에 대화 내용이 사라져 있어요.

모든 이야기가 술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요.

상대의 속 깊은 이야기, 발전적인 방향, 배울 점, 행복했던 추억.

무언가 세상을 위한, 우리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그냥 술 이야기예요.

인생이 술이 주인공이 아닌데. 우리는 분명 함께 시간을 보내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찌 남는 건 술일까요? 왜 술이 주인공 되어 버렸을까요? 그 시간의 주인은 우리였고 우리 시간과 돈을 썼는데 말이에요.


상황이 왜 항상 이렇게 흘러가는 걸까요?


질문을 해봤더니 저에게 촉이 오는 정답 같은 것이 스쳤어요.

함께 소통하는 시간. 서로의 깊이를 느끼는 시간. 그 시간은 술의 힘을 받아야 그 자리가 편해지고 마음이 열리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술 없이도 자연스러워질 수 있는 나를 만들면 좋겠구나! 촉답이 떠올랐어요.

언제나 술 없이 대화해도 편안한 사람. 술의 힘 없이 그와 같은 분위기의 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

서로 만나 이야기하면 술술, 말 보따리가 풀어지게 만드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바위 위로 올라가 보려고요. 경청의 바위요. 듣는 사람. 들어주는 사람.

연습해 보려고요.


해맑금주-황금금(金) 창조주(作)

해맑게 삶을 황금으로 만들기.


책 제목이 멋져요. 꼭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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