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른들은 왜 술을 마시는 거야?

해맑금주(金作)265일째

by 샤인진

몇 십 년의 세월 동안 술이 늘 옆에 있었어요. 그런 제가 금주를 지속하니 사라졌던 기억이 갑자기 스쳤어요. 이 기억으로 살 표면이 오돌오돌 살짝살짝 올라오면서 행복해요. 몸에 0.001%의 술도 존재하지 않았던 그때를 정화된 몸이 기억해 낸 기분이에요.


그 기억으로 가볼까요?




엄마, 어른들은 술을 왜 마시는 거야?


공부 꽤 잘하는 친구들은 모두가 구몬, 눈높이 하던 때예요. 나름 스스로 똑똑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귀여운 시절. 엄마한테 물어봐요.


"엄마! 어른들은 왜 술을 마시는 거야? 술은 쓰잖아. 쓴데 왜 먹어?"

엄마는 "술은 쓴데 어른이 돼서 먹으면 쓰지 않아 지기도 해. 어른이 되면 이해할있을 거야."

술잔 짠 하며 즐겁게 마시는 어른들 틈. 엄마 옆구리에 착 붙어 구경해요. 술이 넘어가는 어른들의 목젖을 유심히 관찰하며 혼자 갸우뚱해요. '어른이 되면... 나도 좋아하게 될까?'


이렇게 뜬금없이 30년 전 기억이 떠오르며 제가 지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놀라움을 발견했어요.

그때의 생각과 몸으로 가고 있어요

'샤인진의 술의 시간이 거꾸로 간다.' 예요.

술을 대하는 마음이 아이의 몸과 마음으로 정화되고 있어요.


금주를 계속했더니 치환원리. 몸이 술으로부터 벗어나서 맑았던 원래의 몸을 기억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말로 글로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20년간 꾸준히 술 마시다 금주한 지는 겨우 250일 정도 되었으니 완전히 정화가 되려면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거예요. 하지만 그 와중에 바뀌는 기분을 미세하게 느꼈다고 표현할 수 있겠어요. 음... 참된 저로 돌아가는 기분. 어렸을 적 엄마의 옆구리 속 느낌이에요.


요즘 술을 드세요?

축하할 상황이 있어서? 회식 때문에? 이렇게 이유가 있으면 다행이에요.

무서운 것은 그냥.

습관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마시고 있는 술이에요.


지금 아이가 나에게 물어보면 나는 무엇이라 대답할 수 있을까요?

엄마. 아빠는 술을 왜 마셔?

왜 마시고 있나요?

술을 마시더라도 잠깐 돌아보세요. 나는 술을 왜 마시고 있는지. 이유가 있다면 축하와 위로를 충실히 즐기세요. 이유가 없다면 진심으로 생각해 보세요. 그동안 술 세상에 빠져있었고 축적되며 탁해졌고 작고 소중했던 것들을 놓치고 살았다는 것도 깨닫고 있어요.


원래 내 몸에는 술이 없었잖아요. 필요하지 않아요. 먹지 않아도 돼요. 술 없이도 행복했었고 술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았어요.

소중한 나. 원래 맑았던 나. 엄마 아빠가 예쁘게 나아줬던 나. 그런 나를 온전히 술에게 줄 순 없어요. 내가 너무 아까워요.


해맑금주-황금금(金) 창조주(作)

해맑게 삶을 황금으로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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