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맛

해맑금주(金作)-258일째

by 샤인진

시 한 편 읽고 금주 가볼까요.


꽃 사이에 술 한병 놓고/벗도 없이 홀로 마신다/

잔을 들어 밝은 달 맞이해서/그림자 비쳐 셋이 되었네/

달은 볼래 술 마실 줄 모르고/그림자는 그리 흉내만 낼뿐/

잠시 달과 그림자를 벗하여/봄날은 마음껏 즐겨 보노라/

노래 부르면 달은 서성이고/춤을 추면 그림자 어지럽구나/

취하기 전에는 함께 즐기지만 /취한 뒤에는 각기 흩어지리니


금주 258일째예요. '와. 샤인진! 잘하고 있는데?!! 기특하구먼!!'

저는 술을 즐겼던 이유 중 하나가 취하고 싶어서.

가벼워지는 느낌. 무엇이든 막혔던 것이 풀리는 몽실몽실함이 좋았어요.

취했던 기억이 한참 전의 일이 되어버려 그 맛을 잊고 있었어요.


술은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몸은 늙게 하는데 양은 더 필요로 했어요.

취하려면 점점 많이 마셔야 되는 거예요.

한 병에서 몽실했었는데 술과 친해질 수 록 이 녀석이 두 병이 되고

세 병이 되니 결국은 몸이 망가지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어요.


음식도 적당히 먹으면 비만 없고

운동도 적당히 하면 부상 없이 즐길 수 있고

잠도 적당히 자고 말도 적당히 하면 딱! 좋은데 말이에요.

그 적당히가 안 돼서!! 그래서 저는 술을 끊고 있어요.


여기 또 다른 문장이 있어요. 세네카의 명언.


무엇이든 도가 지나칠 때 가장 큰 즐거움이 가장 큰 괴로움으로 변하고 만다.


술 조절이 가능했더라면, 적당히 마셨더라면 금주하지 않았을지 몰라요.

조절이 안되니 괴로웠어요.

중국도 아편을 적당히 했으면 영국에게 그리 참패를 당하지 않았을지 몰라요.

그리고 지금 서양보다 앞서 있을지도 몰라요.

일반적인 것도 적당히가 어려운데 술을 적당히 한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쉽지가 않은 것은 확실한 것 같아요.


여기 또 다른 문장이 있어요.


적당히 내가 한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통제권도 갖게 해 두배로 행복함을 느끼게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자유롭고 자율적이며 자립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다.

맞아요. 내가 나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행복해요.

그 맛에 금주하는 거 맞아요. 제가 커지는 기분이랄까요.


적당히 줄이고 노력하면서 균형을 회복하면 돼요.

실패해도 다시 또다시 유연하게 습관을 깨뜨려보아요.

저는 요새 에스프레소 도움을 받고 있어요.

'으메. 쓴 거' 술처럼 쓰지만 다른 쓴 맛이에요. 도움 될지 몰라요.

지금 제 옆에 있어요. 투샷! 에. 스. 프. 레. 소.

향이 기가 막히네요.


<취하기 전에는 함께 즐기지만 취한 뒤에는 각기 흩어지리니>

시의 마지막구절을 다시 생각해요.

취하기 전에는 내 몸이고 취한 뒤는 내 몸이 아니게 되는 술.

나를 위해 줄여보고 끊어도 보고 시도해 보아요.

할. 수. 있. 어. 요. 아자아자!!


해맑금주-황금금(金) 창조주(作)

해맑게 삶을 황금으로 만들기.


*오늘의 시와 문장은 도미니크 로로의 '소식의 즐거움' 중에서 가져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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