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선택한 반려묘를 내가 사랑하는 법
태어나거나 입양될 때 가족을 선택할 수 없다. 부모나 형제는 주어지는 나의 환경이다. 한국에서 사람이 선택하는 첫 가족은 보통 결혼으로 이뤄지는 배우자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가족의 삶이 시작된다. 반려동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아닐 뿐,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족이며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가족의 삶이 시작된다.
나는 어렸을 때 엄마에게 강아지를 기르자고 졸랐지만, 인연이 되지 못했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는데, 엄마는 강아지를 위해 시간과 정성을 쏟을 고정적인 사람이 없다고 판단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현명한 판단이셨던 것 같다. 그때는 어린 마음의 욕심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시간과 정성을 쏟을 준비가 되어있다.
커가면서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반려하는 동물로 고양이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에 대해 더 잘 알아갈수록 내게 반려동물이 생긴다면 강아지보다 고양이에 더 맞다는 것을 깨달았다.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고 규칙적이며 타인들이 보기에 엉뚱한 생각과 행동을 잘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밖보다 집에서 활동하는 것을 은근히 즐긴다는 것이다.
독립을 하면서 반려묘가 있는 집에 종종 놀러 가고 여러 유튜브 고양이 집사 채널을 보면서, 로망과 현실을 저울질했다. 코로나로 강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고양이 임보 봉사로 고양이와 함께 생활해보며 많은 고민을 했다. 그렇게 나는 시간과 정성과 마음과 결심을 준비했고, 포인핸드를 통해 모카와 묘연이 되었다. 모카는 당시 세상에 태어난 지 2-3개월밖에 안된 아기 고양이었지만 미래의 집사에게 확실한 매력을 발산했다.
정보와 글과 사진이 넘쳐나는 시대이지만 그리고 사진이 글보다 시선을 더 끄는 시대이지만, 모카와 나의 만남을 기록하고 싶었다. 나는 일상에서 느낀 순간을 글로 쓰는 것을 즐겨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에세이를 가끔 썼고, 사회인이 처음 되었을 때는 다이어리를 3년 동안 매일 썼다. 이후 뜸해진 글쓰기가 나의 첫 선택인 반려묘 모카와의 삶을 남기기 위해 부활했다.
임보 봉사를 했지만, 온전히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반려묘는 모카가 처음이다. 고양이와의 삶은 그리고 집사의 능력은 완만히 발전하지 않고, 내가 느끼기에 계단식으로 발전했다. 글이나 영상으로 할 일을 익혀도 실전에서 꼭 시행착오와 당황을 겪는다. 시행착오가 쌓이니, 집사의 일 하나에 적응하였다. 모카가 나에게 마음을 여는 것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쌓이니, 나와 하는 일 하나에 마음을 열었다.
<그렇게 모카의 집사가 된다>의 글은 거창하지 않지만, 모카가 새로운 마음을 열거나 내가 집사의 일 하나에 적응했을 때 느낀 진한 마음의 기록이다. 지금은 그 감정들이 연해졌지만, 글을 다시 읽을 때면 그때의 순간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역시 글로 남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사진이든 글이든 진한 감정의 순간을 꾸준히 남기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