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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이 전하는 응원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향한 응원

by 조이현 Mar 22. 2025

3월 1일부로 나는 육아휴직을 끝내고

초등교사로 돌아왔다.


내가 좋아하던 학교로 다시 돌아간다는 설렘과

나의 복직으로 바뀌게 될 많은 것들

(가령...  아이들의 등하원문제와 가사문제 등...)

에 대한 긴장감이 교차하던 2월 말.

브런치 글 이미지 1

그 차갑고 날 선 시간들에 따뜻한 응원이 되어준

시가 있었다.


응원

나태주

오늘부터 나는
너를 위해 기도할 거야.
네가 바라고 꿈꾸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그날이 올 때까지
기도하는 사람이 될 거야

함께 가자
지치지 말고 가자
먼 길도 가깝게 가자
끝까지 가 보자

그 길 끝에서
웃으면서 우리 만나자
악수를 하자
악수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자



제목마저 '응원'이었던 시.


나태주 시인의 이 시를 보는 순간.

애써 내색하고 싶지 않았던 복직의 떨림과 걱정은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시 하나로 경계심 가득했던 마음이 누그러질 수 있다니... 묘한 경험이었다.




개학 하루 전.  

그러니까 나의 복직 하루 전날이다.

아이들을 맞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쓸고 닦고

교실을 정리했다. 그리고 칠판에 무슨 말을 써둘까

한참을 고민했다.


내일 아침, 빈 교실에 들어온  아이들은

나를 만나기 전, 칠판의 글을 먼저 보겠지.

그러니까 글은 나에 대한 첫인상인 셈이다. 그러니 심사숙고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인상적이었으면 좋겠고

전달하고픈 말이 명확했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따뜻했으면 좋겠다.


한참을 고민하다 나는 이 시를 적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아무리 찾아도 지금 이 상황에

이보다 제격인 글을 찾을 수 없었다.


칠판에 이 시를 쓰며 나는 진심을 담아 응원했다.

앞으로 1년을 함께 보내게 될 우리 반 아이들과

처음으로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한 나의 작은 아기와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야 할 나를 떠올리며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썼다.


특출난 행복을 바라기보단 그저

우리의 일상이 잔잔하게 이어지기를.

그래서 우리가 끝까지 지치지 않고 이 1년을 무사히 보낼 수 있길.

우리의 평범한 날들을 응원하고 바랐다.


그 간절한 첫 마음 덕분인지

복직 3주차가 된 지금. 감사하게도 나를 둘러싼 많은 것들은 무탈하게 흘러가고 있다.



 

복직을 한 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숨 가쁜 날을 보내며 한동안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연재하지 못했다.


지난해 나의 대나무숲이었던 이곳에

다시 글을 쓰게 되어 기쁘다.

삶의 고됨과 자기 푸념보다

응원하는 마음을 이 글에 남길 수 있어 다행이다.


언제고 꺼내봤을 때

나에게 응원이 되어줄

멋진 시 한 편, 이 글에 담을 수 있어 영광이다 :)


브런치 글 이미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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