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향한 응원
3월 1일부로 나는 육아휴직을 끝내고
초등교사로 돌아왔다.
내가 좋아하던 학교로 다시 돌아간다는 설렘과
나의 복직으로 바뀌게 될 많은 것들
(가령... 아이들의 등하원문제와 가사문제 등...)
에 대한 긴장감이 교차하던 2월 말.
그 차갑고 날 선 시간들에 따뜻한 응원이 되어준
시가 있었다.
응원
나태주
오늘부터 나는
너를 위해 기도할 거야.
네가 바라고 꿈꾸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그날이 올 때까지
기도하는 사람이 될 거야
함께 가자
지치지 말고 가자
먼 길도 가깝게 가자
끝까지 가 보자
그 길 끝에서
웃으면서 우리 만나자
악수를 하자
악수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자
제목마저 '응원'이었던 시.
나태주 시인의 이 시를 보는 순간.
애써 내색하고 싶지 않았던 복직의 떨림과 걱정은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시 하나로 경계심 가득했던 마음이 누그러질 수 있다니... 묘한 경험이었다.
개학 하루 전.
그러니까 나의 복직 하루 전날이다.
아이들을 맞을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쓸고 닦고
교실을 정리했다. 그리고 칠판에 무슨 말을 써둘까
한참을 고민했다.
내일 아침, 빈 교실에 들어온 아이들은
나를 만나기 전, 칠판의 글을 먼저 보겠지.
그러니까 이 글은 나에 대한 첫인상인 셈이다. 그러니 심사숙고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인상적이었으면 좋겠고
전달하고픈 말이 명확했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따뜻했으면 좋겠다.
한참을 고민하다 나는 이 시를 적었다.
아무리 찾아도 지금 이 상황에
이보다 제격인 글을 찾을 수 없었다.
칠판에 이 시를 쓰며 나는 진심을 담아 응원했다.
앞으로 1년을 함께 보내게 될 우리 반 아이들과
처음으로 어린이집 생활을 시작한 나의 작은 아기와
일과 육아를 동시에 해야 할 나를 떠올리며
한 자 한 자 정성을 다해 썼다.
특출난 행복을 바라기보단 그저
우리의 일상이 잔잔하게 이어지기를.
그래서 우리가 끝까지 지치지 않고 이 1년을 무사히 보낼 수 있길.
우리의 평범한 날들을 응원하고 바랐다.
그 간절한 첫 마음 덕분인지
복직 3주차가 된 지금. 감사하게도 나를 둘러싼 많은 것들은 무탈하게 흘러가고 있다.
복직을 한 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숨 가쁜 날을 보내며 한동안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연재하지 못했다.
지난해 나의 대나무숲이었던 이곳에
다시 글을 쓰게 되어 기쁘다.
삶의 고됨과 자기 푸념보다
응원하는 마음을 이 글에 남길 수 있어 다행이다.
언제고 꺼내봤을 때
나에게 응원이 되어줄
멋진 시 한 편, 이 글에 담을 수 있어 영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