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 정규 9집 [9X9th]

R&B와 트로트는 한끗 차이?

by Charles Walker
2015.jpg 린 정규 9집 [9X9th] (2015)

Tracklist.


01. 사랑은 그렇게 또 다른 누구에게

02. 이별주

03. 주정 블루스

04. 나 하나만 남겨줘요

05. Only You

06. 나를 봐요

07. 아무도 모르게

08. 청사포

09. 그리움은 사랑이 아니더이다



린(LYn, 본명 이세진)은 유니크한 음색을 가진 가수이다. 맑은 비음과 섬세한 기교로 R&B에 기초한 음악을 주로 들려준다. 최근에는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인 '현역가왕'에도 출연하여 소소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현역가왕'에서 트로트를 부르는 린의 모습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면, 아마 이유는 두 가지 중 하나(혹은 두 가지 모두)일 것이다.


가장 큰 이유이자 첫 번째 이유는 린이 트로트를 매우 좋아하며, '도전 1000곡'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공공연하게 트로트를 제법 불러 왔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자를 존경한다고 말한 적도 있으며, 그의 '동백 아가씨'를 맛깔나게 부른 적도 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가 바로 2015년에 발표한 이 정규 9집 앨범, [9X9th]이다.


이 앨범은 그 이전까지 린이 발표한 여덟 장의 정규 앨범들과 전혀 결이 다르다. 성인가요의 터치가 무척 강하게 담겨 있는데, 아마 앞서 린의 음악을 좋아해 왔던 사람들에게는 무척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이 앨범이 흥행에 실패하게 된 이유도 대중들의 당혹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린이라는 가수의 이모저모를 잘 알고 있는 팬이라면 분명 이 앨범을 좋아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래, 언젠가 트로트 한 번은 할 줄 알았다.'라고.


그렇다고 이 앨범이 성인가요 일색으로 채워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연주 측면으로만 보자면 재즈에 가깝다. '나 하나만 남겨줘요'와 'Only You'를 제외하면 거의 마이너 풍의 엘레지(elegy:비가)로 채워져 있는데, 표현력이 워낙 깊고 섬세하다 보니 듣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간드러지는 목소리라는 건 이런 노래를 두고 하는 말일 테다. '현역가왕'으로 새롭게 린이라는 가수에게 입문한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이 앨범을 추천하고 싶다. R&B와 트로트, 그 이질적인 두 장르가 린이라는 그릇에 담긴다면 위화감 없이 담길 수 있을 것 같다. 그 어려운 걸 보란 듯이 해내고 있는 결과물이 바로 이 앨범, [9X9th]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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