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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로파의 명암

누구를 위한 것인가

by 침착이

- 추석 연휴 특수를 노린 한방 -


리그 오브 레전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League of Legends Asia Invitational, 이하 ASI)이 올해 첫선을 보였습니다. 10월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각 지역 리그의 중상위권 팀들이 참가하여 새로운 국제무대를 경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립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롤로파(LoL + 유로파)”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그 의미와 가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개최 배경과 의도


ASI의 출범은 명확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에게도 국제무대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시즌 종료 후 공백기를 메워 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지역 간 전력 격차를 점검하고, 리그 간 균형과 발전을 도모하려는 목적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e스포츠 생태계가 한 단계 성숙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상위권 몇몇 팀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수준의 팀들이 국제 대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효과


무엇보다 ASI는 중위권 팀들의 성장 무대로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정규 시즌에서 아쉽게 롤드컵 진출에 실패한 팀이라 하더라도, 국제 대회 경험을 통해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전략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장기적으로 리그 전체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시즌과 시즌 사이의 공백기를 메워 팬들의 관심을 유지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입니다. e스포츠는 콘텐츠의 연속성이 중요한 산업입니다. ASI는 경기 공백 기간에도 팬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지속적인 관람 경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운 경기 포맷을 실험하거나, 방송 콘텐츠 및 스폰서십을 확장할 수 있는 산업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계와 우려


반면 “롤로파”라는 별칭이 생긴 데에는 그만한 이유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회의 위상과 상징성이 아직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월드 챔피언십이라는 메인 무대에 오르지 못한 팀들이 참가한다는 인식은 대회의 권위를 제한하고, 흥행 면에서도 한계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선수 피로 누적과 일정 과중, 운영 비용 대비 불확실한 수익 구조 등도 현실적인 문제로 꼽힙니다.

더불어 대회의 난립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e스포츠 피로감’도 고려해야 합니다.
대회가 많아질수록 팬들의 집중도는 분산되고, 각 대회의 상징적 가치가 희석될 위험이 있습니다.


‘롤로파’에서 ‘세컨드 챔피언십’으로


ASI의 등장은 단순히 새로운 대회가 하나 더 추가된 차원을 넘어섭니다.
이 대회는 e스포츠가 일부 상위권 팀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경쟁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등장한 실험적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롤로파”라는 별칭으로 다소 가볍게 불리고 있지만, 참가 팀과 운영진이 이 대회를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향후 ASI는 “세컨드 챔피언십”으로서 새로운 위상을 정립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결국 이 대회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흥행 지표보다, 리그 전체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구조로 자리 잡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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