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맨만큼 내 땅이 된다

by 시니브로


어린이집 생일 케이크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생일을 한꺼번에 쇤다고 하네요.

A가 베이커리를 그만두면서 새롭게 B가 출근하는 날이었습니다.

케이크가 완성이 되었고 저는 여러 가지를 알려 줍니다.


칼과 초를 담은 비닐봉지를 바닥에 먼저 넣습니다.

그 위로 케이크를 담습니다.

5호 케이크는 사이즈가 큽니다.

지름이 27cm로 집에서 쓰는 좀 큰 프라이팬만 합니다.

B앞에서 시범을 보이는데 약간 뻑뻑합니다.

저의 포인트는 케이크를 넣고 닫을 때 손가락에 묻지 않도록 조심히 넣어야 한다고 말을 해 주면서요.


다음 날 단톡방에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배달 전 확인하려고 열었는데요.

칼과 초가 담긴 비닐봉지 중앙이 케이크를 관통하고 있는 겁니다.

기겁했습니다.


톡을 확인하자마자 전화를 걸었습니다.

통화 연결음동안 손이 괜히 떨립니다.

새롭게 꾸며 나갔다는 글을 보면서도요.


만약에 사장님이 확인을 안 했더라면요?

직접 열어 봤다면 아이들 생일 케이크인데 얼마나 속상했겠습니까?

가게 이미지는요?


정말 운이 좋은 건요. 생크림 케이크가 아니었다는 거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버터크림이라 다시 손을 보셨다네요.


미안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베이커리 다니면서 글감이 없다고 투덜댔는데.

이런 일이 생깁니다. 글감을 얻고 미안함을 얻었네요.


매번 하는 일에도 실수가 생깁니다.

포인트를 이야기하면서 케이크 심장에 칼을 꽂은 저였습니다.

그 후 무조건 칼은 케이크 위에 붙이거나 따로 담습니다.

아니다 싶었는데 다들 그렇게 하니 따라 하다 그랬습니다.


남이 좋다고 나에게 좋은 보장은 어디에도 없더라고요.

주식, 부동산, 친구, 골프, 보험, 여행지, 쇼핑이 그랬습니다.

늦더라도 작더라도 하나씩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