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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림헌 Oct 20. 2024

#8, 해 질 무렵

해 질 무렵 

아이들의 웃음소리 잦아들자 

마을 어귀에 어둠이 내려앉는다.

멀리 보이는 도시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 서고  

도시는 경계를 넘어 어두움에 잠긴다

어둠 속에 하나 둘 불 밝혀져

새로운 모습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아이들도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고

마을은 멀리 불 밝혀진 도시와 홀로 마주한다

마을은 어느새 어둠의 이불 덮는다

해 질 녘 나의 기억은 과거로 돌아간다.


그곳에는 모든 것이 있었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세월은 우리를 남겨 둔 채

앞으로 나아가고

우리는 과거가 되고 

미래가 되고

다시 현재가 된다.


해 질 녘의 도시는 퇴색된 붉은색으로 물들고

다시 짙은 어둠에 덮인다

기억처럼 퇴색되어 가는 빛은

낯선 이국 땅에 남겨져있는 것처럼 쓸쓸하다


도시는 어둠 속에 빛나고

나는 여기에서 편안히 눈을 감아 본다.


2024. 10. 8 저녁 무렵 쓰 보았다

죽림헌

#석양 #마주 서다 #해 질 무렵 #어둠의 경계 #퇴색된 기억

#과거 #미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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