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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림헌 Oct 20. 2024

#10, 깊은 밤 월녀와 대작하다

달 밝은 밤 홀로 앉았노라니

외로움 달랠 길 없어

술잔 들어 조용히 달에게 술 권한다

나도 혼자고 월녀도 혼자니 

함께 벗하여 술이나 한 잔 하세


월녀 또한 외로운지 대작하려 내려오다

산들 부는 바람에 휘청이며 

치맛자락 나뭇가지에 걸어놓고,

다시 날카로운 풀잎에 치맛자락 숭덩 배여 

한 조각은 맑고 푸른  연못에 던져둔다


나무에 걸어둔  한 자락은 바람에 살랑이고

푸르고 맑은 물에 빠진 한 자락은 너울 치며 목욕한다

남은 한 자락 어디 있나 살펴보니

남은 한 자락 수줍은 듯 임의 술잔에 살포시 앉았구나.

                                                                        

술잔 주인, 잔에 앉은 월녀 구하려 

얼른  입으로 가져가니


술 그만 들게나 외로움에 시린 그 술 마시면

그대 영원히 깨어나지 못한다네

나무에  걸린 달도  호수에 잠긴 달도

그만 주무시게나 이미  밤이 지나가고 있으니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시게나


'술 한 잔 못하는 내자가 내 술 단속해야겠소' 하니

내 비록 술 못하나 술꾼 남편 만나 

눈으로 술 마시고 분위기로 한평생 취하였소

어디 술이 입으로 마셔야 만 술이겠소


월녀는 그만 돌아가시게

매일 밤 시린 외로움 못 이겨 

주는 술 다 마시다 술주정꾼 되겠소.

여자가 술꾼 되어 좋은 일 무엇이 많겠소

떨어뜨린 치맛자락 거두어 월녀는 돌아가시게


못내 아쉬운 듯 월녀는 치맛자락 거두고 올라간다.

동쪽 하늘 끝에서 긴 창 휘두르며 불그스레 한

해 장군이 올라온다.


2024. 8월  어느 날 작성 하여 마음으로 그리고 채색하였다

죽림헌

#월녀 #해장군 #외로운 달 #치맛자락 #나뭇가지에 걸린 달 #권주(勸酒)


저의 글은 권두사에 올려 두었습니다. 시라고 하기에 무엇하니

제가 글로 그림을 그릴테니 함께 색을 입히자고 하였습니다.

제 글은 읽지 마시고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봐 주세요

한 폭의 풍경화처럼...

#월녀 #고독 #술 #치맛자락 #대작 #술 권하다(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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