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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즈 언노운의 이상한 꿈

단편, 한여름 밤의 꿈(10)

by 죽림헌

<여섯 번째 꿈> 미시즈 언노운과 악마의 유혹


미시즈 언노운은 숲을 걸어가고 있다.

더운 여름이라 그녀는 기온이 좀 내려가고 조금이라도 시원하기를 바라며

해 질 녘의 공원 숲길을 걷는다.


한낮이 얼마나 뜨거웠는지,

대지의 열기는 높은 습도와 함께 가마솥이 끓어오르는 것 같다.

저녁이 되니 낮동안의 열기를 뿜어 내는 것 같았다.

열기가 잔인하다는 표현을 해도 될 것 같았다

저녁이 되었음에도 온도가 떨어질 줄 모른다.


여름밤은 짧고 한 밤의 어두움의 그림자도 얇은 장막을 친 듯하다

그리 깊은 칠흑 같은 어두움이 아니다.



해 질 녘은 숲 속에 묘한 분위가 가 숨어있는 듯하다.


밤 숲에는 요정들이 깨어난다.

그리고 어두움도 깨어나 우리의 주변에서 서성인다.


두려움이 있는 자여.

마음에 욕망이 있는 자 들이여

마음속에 거짓으로 가득 한 자 들이여

슬픔과 고독과 위선으로 기득 한 자 들이여

마음속에 이기심으로 가득 찬 자 들이여

못내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원망과 슬픔으로 가득한 자여

내가 왔으니 깨어나라.

그대들의 마음을 정화시키자.


오호라 오늘 밤은 요정들의 파티에 스스로 찾아든 이가 있구나

저 외로운 여인을 모두 반가이 맞아들여 그녀를 즐겁게 해 주자


요정 들이여 모두 함께 즐겁게 놀아 보자.

여름밤 이 숲을 즐거움으로 채우자.


장난꾸러기 요정이 파티를 주선한다.


어디서 훔쳤는지 맛있는 술과 호박파이와 과일들로 풍성하게 차려진다.


동글이 대장요정이 말한다.

“이 모든 것을 어디서 훔쳐온 것 이냐?

인간들의 것은 함부로 건드리면 안 된다. 누구냐 누가 훔쳤느냐."


뾰족이 요정이 말한다.

"나뭇잎에 동그르르 구르는 이슬을 모아 만든 이슬주요.

호박으로 만든 호박 파이와 장미의 아름다운 꽃잎으로 장미주를 만들고.

장미향을 향수를 만들어 이 숲에 뿌려 사랑이 살아나게 하였습니다.


또한 호박으로 요정여신이 탈 화려한 황금마차를 만들었고,

꽃 잎으로 분수대를 만들어 이슬주와 장미주를 넘쳐흐르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훔친 것이 아닙니다."


대장 동글이 요정이 반짝이며 잘했다고 칭찬한다.

드디어 요정의 여왕이 도착하여 말한다. 화려한 모습으로 반짝이며,


“숲 속의 모든 생명이여 깨어나라

모두 깨어나 낮 동안 지친 삶을 위로하고 이 밤을 즐겨라.

저 고독한 여인에게 장미주와 이슬주를 권하여 창백한 얼굴에 홍조를 띠게 하여

사랑과 생기를 불러들이게 하라

모든 생명들아 깨어나라 깨어나서 이 밤을 즐기자.


여름밤은 짧고 새벽은 야만의 사냥꾼처럼 닥칠 것이다.

우리에게 부족한 시간이지만 모두, 모두, 즐겨보자.”


요정들이 요술 지팡이를 들고 숲을 날아다니며 생명들을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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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 GPT생성


어느새 나뭇잎으로 피리를 만들어 불고,

산나리는 한껏 입에 공기를 넣어 나팔을 불며,

활짝 핀 활엽수 잎이 서로 부딪히며 심벌즈처럼 연주한다.


활짝 핀 꽃잎 위에서는 술은 분수처럼 흘러내리고 기울어져 조각난 달은 그들의 그네가 된다.

달맞이꽃은 달과 술에 취하여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게 피어나 미모를 자랑한다

그렇게 모두들 즐겁게 술과 파이, 음악과 춤으로 흥겨운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때,

어디선가 섬뜩한 어두움의 바람이 불어온다.


요정들이 외친다.

“어둠의 자식이 온다. 악마의 하수인, 영혼의 수집 자, 파멸로 이끄는 자가 오고 있다.

요정 들이여 우리는 빨리 물러가자,

꽃이여 나무 들이여 숲 속의 정령 들이여 생명이 있는 모든 순수한 자 들이여

모두 물러가자, 떠나자, 안전하게 숨어라, 다음을 기약하며

고독한 여인이여 오늘 그대는 즐거웠는가, 부족해도 이해하게

여인이여 그대도 다음에 만나자.

악마의 하수인 영혼 수집가가 오니 여인이여 빨리 몸을 숨겨라

다음을 기약하자 안녕, 안녕 여인이여~

통성명도 미처 못하였구나, 아쉽다.”



요정들이 모두 사라진다. 꽃은 입을 다물고 지친 듯 얼굴을 숙이고

언제 그랬냐는 듯 나뭇잎도 꽃들도 모두 흔적을 지우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헤아리지 못한 슬픈 사랑

어둠을 뚫고 웬 청년이 걸어온다.

그는 잘생기고 준수한 남자다.

키가 크고 슬픈 눈으로 미시즈 언노운을 바라본다.


언노운 여사가 그에게 말한다.

"당신은 누구세요. 제가 아는 사람입니까?”


청년이 말한다.

“저를 잊으셨나요. 저는 당신에게 사랑을 고백하였던 청년이었습니다.

당신은 내가 당신에게 사랑을 고백하였을 때 당신은 내가 어린 나이라고

제사랑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오겠다고

기다려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어찌 저를 잊으셨나요.”


청년은 슬픈 눈으로 언노운 여사를 바라보며 말을 잇는다.


“당신은 나의 영혼의 안식처였고 저의 도피처였습니다.

고등학교 내내 당신의 집은 나의 집이었고 당신의 방은 내 영혼을 치유하는

나의 도서관이었으며 당신의 방에 있던 모든 음반을 들으며 나는 영혼을 살찌웠습니다.

그렇게 혼자 깊이 당신을 사모하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나는 우리 집으로 가지 않고 당신의 집으로 갔습니다.

당신의 할머니는 나에게 언제나 따뜻한 밥에 맛있는 음식을 차려 주었습니다.

아마도 그때 당신의 가족, 당신, 그리고 당신의 방에 있던 수많은 책들과

음악이 없었다면 저는 삶을 비관하여 선택해서는 안될 길을 선택하였을 것입니다

그때 당신의 가족이 아니었으면 저는 죽음의 길로 향했을 겁니다”


그제야 미시즈 언노운은 생각이 났다.

그 청년이 누구인지를


미시즈 언노운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지금은 잘 살고 있겠지요, 당신의 기억 속의 그때는 어떠하였습니까”


청년은 말한다.

“제 인생에서 그때는 가장 불행한 시기였지만, 가장 행복하고 희망 가득한 시절이었습니다.”

그녀가 말한다.


“그럼 되었습니다. 행복했다는 기억만 간직하세요.

인생 살아보니 행복했던 기억과 추억만이 소중하였습니다.”


이루지 못한 아픈 기억은 지우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따뜻한 밥상을

기억해 주세요. 그럼 가장 안타까운 이루지 못한 회한도 행복하였던 마음이

보상할 것입니다.”


청년은 큰 눈에 눈물을 가득 하나 행복한 얼굴로

“안녕, 나의 첫사랑 누님” 하며 사라진다.

그녀 미시즈 언노운은 갑자기 마음이 아릿하다.


'사랑은 이루어서 행복하기도, 이루지 못하여도 그 순간의 기억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다.

물속에 비친 밝은 달을 손으로 잡을 수 없어도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처럼

인생이 원래 그런 것이다.'



친절해 보이는 한 남자 눈앞에 나타났다.

미시즈 언노운은 모르는 남자의 등장에 깜짝 놀란다.

그 남자는 미시즈 언노운에게 다가와 말한다.

여인이여, 이렇게 늦은 밤 혼자서 어디를 가십니까


그녀는 낯선 남자의 등장에 두려움을 느낀다.


그는 다시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저는 나쁜 이가 아닙니다. 저를 믿으셔도 됩니다.”


역시 미시즈 언노운은 대답하지 않았다.

젊은 남자의 모습에서 이유 모를 어둠의 그림자를 본 것이다.

선한 모습 뒤에 어둠이 자리한 것 같다.


그녀는 생각한다

‘믿으라고 하는 사람치고 믿을 사람 없었다’

‘대부분 선함 뒤에 계산적인 마음과 이기심을 숨기고 있었다.’

‘그러니 마음 약해지지 말고 정신을 바짝 차리자.’


젊은 남자는 화난 어투로 다시 말한다.

“당신은 사람을 믿지 못하는군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미시즈 언노운, 그녀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젊은 남자는 벼락을 치는 듯 으르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사라진다.


미시즈 언노운이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다 고 생각을 하며 부지런히 걷는다.

그런데 어느 사이 깊은 밤이 되어 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아무리 걸어도 똑같은 곳을, 그 숲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미시즈 언노운, 그녀는 살짝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자리하기 시작하였다.

무엇인지 모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스멀스멀 고개를 내밀며 올라온다.


그녀의 이성이 열심히 그녀를 향하여 외친다.


‘정신 차려, 정신 차려야 한다. 요정여왕이 말했지 이 숲에 어둠의 자식,

영혼의 수집자가 온다고 하였지. 정신을 차려라 언노운 여사.’


갑자기 어디선가 쿵, 쿵, 쿵 천지를 흔드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큰 창을 든 거인,

인 줄 알았는데, 노인이 앞에 나타나서 그녀에게 말한다.


“인간, 이 숲에서 길을 잃었느냐, 내가 너를 안내해 주마. 따라오너라”

미시즈 언노운 따라가지 않는다. 그리고 말한다.


“당신은 악마입니까? 내 앞에 인간의 모습으로 서 있지만 당신은 악마인 것 같습니다.”


노인의 모습이 붉은 얼굴에 뿔이 달린 영화에서나 본듯한 모습으로 바뀐다.


“나를 알아보는구나, 그래 나는 악마다, 너는 나의 말을 듣지 않으면 이 숲에서

영원히 나가지 못한다. 이곳이 너의 무덤이고 이곳이 지옥이 될 것이다.”


미시즈 언노운이 순간 스치는 생각이 저 악마가 무엇을 원하는지 들어보자.

나는 그것을 이용해 보자, 해 뜰 때까지 사람들이 도와주러 올 때까지…

그녀는 악마에게 말을 건다.


“악마여, 당신은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유 없이 인간을 묶어 둘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악마가 씩 웃으며 말한다.


“눈치가 빠르군, 악마인 내가 원하는 것은 인간의 영혼이다.

인간의 영혼이 나를 살찌우고 나를 강하게 한다.

어쩌겠느냐. 순순히 내 뜻을 따르겠느냐”



잠시 잠깐, 찰나보다는 조금 길게 그녀는 생각하였다.


‘이왕지사 시작한 것, 저 간교한 악마와 거래하는 척하며 시간을 끌어보자’


미시즈 언노운은 말한다.

“인간의 영혼, 오호 악마여, 오직 신 많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영혼인 것을, 영혼은 내 것이라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데

악마여 당신은 무슨 자격으로 영혼을 원하는 가.”


“당신이 신입니까,

우리를 창조한 창조주인가요, 어떤 자격으로 우리의 영혼을 달라고 합니까.

악마 당신이 우리에게 생명과 영혼을 불어넣었습니까."


듣고 있던 악마가 말한다


“나는 신이 아니다. 그러므로 네가 받아들여야 가능하다.”


미시즈 언노운이 걸려들었어라고 생각하며 악마에게 말한다.


“내가 받아들여야 가능하다면, 내가 응하지 않으면 당신은 취할 수없다는 것이니,

내가 악마 당신의 말을 들을 만한 이유를 대어 보세요.”


악마가 미시즈 언노운에게 말한다.


“내가 너의 소원을 세 가지 들어주마, 그리고 당장 너의 영혼을 가지고 가는 것이 아니라

거래가 성사되고 너의 명이 다 되었을 때, 너의 영혼을 회수할 것이다.”


미시즈 언노운은 잠시 머뭇거리며 한 템포 늦게 천천히 말한다.


“나는 지금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내가 혹 할만한 조건을 말해보세요”


악마는 속으로 생각한다.

‘되었다. 너는 나에게 걸려들었다. 너희 인간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드디어 악마가 조건을 제시한다.

그러다 악마는 아차하고 미시즈 언노운에게 물어본다.


“인간,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순간 미시즈 언노운은 악마의 의중을 간파하였다.

입가에 냉소적이 미소를 지으며 언노운 여사는 말한다.


“악마여, 나는 이름이 없습니다. 무명(無名)이 아니라 미명(微名)입니다.

부족하여 주인에게서 아직 이름을 받지 못한 자입니다.”


그녀는 마음으로 생각한다.

‘흥, 네가 나의 이름을 모르는데 나중에 어찌 나의 영혼을 불러내어 가져갈 수 있을까,

너보다 먼저 신의 사자가 나의 영혼을 인도할 것이니,’


악마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너의 주인은 너에게 이름조차 지어주지 않았단 말이냐. 어찌 그리 무책임하게”


악마는 화가 나 붉은 얼굴이 더욱 붉어지고 더하여 푸르락까지 한다.

그것도 모자라 뿔에서 김이 솔솔 올라온다.”


악마가 그녀에게 말한다.

“되었다. 그건 나중에 다시 논하자.”

“먼저 인간들이 좋아하는 돈, 돈을 주마, 로또 복권 당첨번호를 알려주마.

그것도 상금이 가장 많이 걸렸을 때의 당첨번호를 알려주마”


미시즈 언노운 그녀가 말한다.

“나는 그리 큰돈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나는 그 큰돈을 쓸 곳이 없습니다.

신이 말한 일용할 양식보다는 조금 더 있으면 되지, 그런 큰돈이. 들어오면

오히려 재앙이 될 것입니다.”


이를 어떡하나 악마의 얼굴은 더욱 불그락 푸르락하며 뿔에서는 조금 전보다

연기가 더 많이 난다. 아궁이에 불을 땐 굴뚝같다.


악마가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말한다.


“그러면 또 있지 인간들이 좋아하는 것,

너에게 생명을 연장시켜 주고 아름답게, 다시 젊어지게 해 주마. 너희 인간들은 모두

본래의 수명을 두고 더 오래오래 살기를 원하여 온갖 약을 먹으며, 젊게 되길 바라며

피부에 독약을 주입하고 살을 당기며 젊어지기만 한다면,

약을 먹고 얼굴에 바르지 않느냐,

내가 그런 수고하지 않아도 되도록 바로 젊어지고 병도 나지 않고 오래 살도록 해 주마. “


악마는 속으로 생각한다.

‘흥, 이래도 거래를 하지 않을까’


미시즈 언노운이 말한다.


“어머나 이 일을 어쩌나, 이미 떠나는 날을 신께서 정하여 놓아서

저에겐 별 의미가 없어요. 젊고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이 혹하긴 하지만,

집밖으로 잘 나가지 않으니 별 의미 없어요.

아름다움도 젊을 때, 남편이 보아줄 때나 의미 있지 별 관심 없어요.”


악마의 얼굴을 보니 얼굴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다.

언노운여사는 생각한다.

'이런 말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였을까.'


미시즈 언노운은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쾌재를 외친다.


악마가 다시 언노운여사에게 제안한다.


“너, 글 쓴다며 아무도 읽어주지 않고 유명하지도 않은데 힘들게 왜 글을 쓰냐,

내가 너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어 주마 유명해지고 네가 쓴 글들이 책으로 나오고

서점에 진열되면 좋잖아, 응”


갑자기 악마가 부드럽게 친근하게 구미가 당기는 말을 한다.

표정보소, 아주 말하는 자기가 먼저 만족해한다.


사실 미시즈 언노운은 이 제안에는 구미가 당겼다.

살짝 얼굴에 홍조가 띄는 듯하다.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차린다.


‘아무렴, 내 영혼보다 명성이 소중하랴, 무게가 다르다.

영혼은 눈에 보이지 않아 무게가 없을 듯하나 가장 무겁고 소중한 것이라

저울의 반대쪽에 무엇을 얹어 놓더라도 영혼의 무게를 이길 수 없다.’


그녀는 악마에게 말한다.

“이때까지 한 제안 중에 저의 마음이 잠깐, 찰나에 움직인 제안입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명성이란 허명과 같습니다.


사람들이 라면 끓이는 양은냄비 같아서 그 명성은 어느 순간 변하여, 아무도 읽어주지 않아

지하창고에서 먼지만 쌓여 덮일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 책은 어느 부지런한 사서와 작은 출판사에 의해 세상 밖으로 나와 빛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땐 저는 이미 죽고 영혼은 없으며, 그 영화(榮華)를 보지도 못할 것입니다.


불멸의 책,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 명성을, 허명이 아닌 진실로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리 보아도 늙어 힘없어도 자아성찰(自我省察)은 잘합니다.

그런 분간(分揀)은 합니다. 그러니 사양하겠습니다.

그냥 열심히 노력하여 떠나기 전까지 잘 되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드디어 악마가 폭발하여 본성을 드러낸다.


“네 까짓것 이 감히 나를 희롱하다니 개미보다 하찮은 인간주제에”


“감히 나의 제안을 거절하다니, 감히 나의 제안을 거절하다니,

너는 이 밤부터 영원히 이 숲에 갇힐 것이다.”


그녀, 미시즈 언노운은 너무나 무서워 온몸이 사시나무 뜰 듯 떨리지만,

쥐어 짜내듯 용기를 내어 말한다.


“내 비록 하찮은 늙고 병든 여인이나, 신의 섭리는 안다.

신이 우리를 보아주지 않아도 어딘 가에 있을 것으로 안다.

영원히 여기 갇혀도 나는 나의 영혼을 지킨다.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그렇게 이곳에서 살 것이다.

개미보다 하찮다고 하였느냐, 개미도 생명이 있는 존재다.


그러나 악마여 너의 존재는 어떠냐, 우리는 너를 악귀로 여긴다.

불교에서는 개미의 생명도 소중히 여긴다. 그러나 너는,


악마야 물러가라, 이곳은 인간이 사는 곳이다. 네가 갈 곳이 진정 지옥이다.”


그리고 그녀는 말한다.

“악마는 인간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려 목적을 달성하지 그동안 너는

그런 조건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과 영혼을 무너뜨렸는지 알겠다.

그 유혹이야 말로 우리 인간이 혹하고 빠져들었을 테니까."




미시즈 언노운 그녀는 숲 속 그 자리에 조용히 앉았다

그리고 가부좌(跏趺坐)를 틀고 앉아 양손을 깍지 끼어 단전에 놓는다.

그녀는 눈을 감고 기도문을 외운다.


성호를 긋는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기도문을 외운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

. 중략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옵소서 아멘


그러는 중에도 끊임없이 바람 속에서 악마는 울부짖는다.

그녀의 귓전에서 속삭인다.


그녀는 이어 사도신경을 외운다.


전능하신 천주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 마리아께 잉태되어 나시고

.

중략

.

그리로부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중략

.

.

죄의 용서와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아멘


바람은 더욱 기세를 부리고 악마의 속삭임은 귓가에서 마지막 발악을 한다.


그녀는 어느 남자가 자랑삼아 외우던 반야심경(般若心經)을 외워본다.

마하반야 바라밀다심경

관자제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

.

.

. 중략


생각이 나지 않아 끝까지 외우지 못한다.

귀동냥은 여기까지였는가 보다.


그러는 사이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으며 평안해지고 바람은 물러가고

악마의 속삭임도 사라졌다.


눈은 감고 있었으나 눈에 희미한 빛이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녀는 눈을 살며시 뜬다.

어느새 해가 떠 오르는지, 아침이 희뿌옇게 밝아온다.




미시즈 언노운, 그녀는 거실에 앉아있었다.

한 여름의 짧은 밤 동안 그녀의 집 거실에 앉아 밤새 악마와 사투를 하였다.




한여름밤의 꿈이었다.



기묘한 꿈 이야기 중 첫 번째 이야기

미시즈 언노운의 이상한 꿈은 여기서 마칩니다.

첫 번째 이야기 언노운 여사의 꿈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두 번째 이야기는 9월경 기묘한 꿈 이야기는 이어집니다.

부족한 글 늘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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