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인간세상이 무척 궁금하시다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사이 신이 돌아왔다.
'먼저 정중히 인사하자 그래야 답을 잘해주실 거니까. 그리고 조심, 조심 또 조심하자'
" 편히 쉬셨나요? "
" 그래 좀 쉬었다. 요즘 좀 시끄러워야지, 너네 사는 곳이나 이곳이나. 저기 하데스가
관장하는 그곳이나 조용한 곳이 없다. "
'아이쿠야, 지하층까지 시끄럽구나'
" 죄송합니다 "
" 네가 죄송할 것은 아니다. 그래 정리했느냐? "
" 예. "
" 그래 무엇이 궁금하냐? "
산자(나다. me)가 잠시 머뭇거린다.
" 사람은 왜 태어나고, 우주는 어떻게 만들었나요? "
'아주 원시적 질문으로 긴장을 늦추자'
"아니, 네가 그게 왜, 궁금하냐. 나도 모르겠다. 그때는 좋은 일이다 싶었고
신들만 있으니 심심도 하고 그래서 만들었다. "
" 네가 사는 곳에서도 예술이라 하며 만들고 돈도 벌고 하지 않느냐.
나는 그래도 돈 벌려고 한 건 아니다. 순수한 창작심과 사랑할 만한 것이
필요했다. 능력 시험도 하고. "
" 답이 되냐? "
" 아, 예 "
"근데요 그럼 , 사람마다 왜 능력이 다르고, 모양이 다르고
운명을 다르게 만들었어요? "
" 제일 이상한 것이 바로 이것이에요.
부모들과 태어나는 아기들은 모르잖아요. 태어날 때부터 장애와 질병을
가지고 태어나거나 불치명으로 태어나 고생하는 사람들요.
분명히 원한 것은 아닐 텐데요 길흉화복(吉凶禍福)이 정해져 있다면 억울하지 않겠어요? "
내친김에 쭉 가자, 빠르게,
" 참으로 불행하고 가난한 사람이 자녀를 낳았는데 자녀가 불치병이라
삶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요. "
" 전 TV에서 그런 방송을 하면 행여나 임신한 여인이 보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울까, 하고 내가 다 두려웠어요. "
" 어떻게 만드셨어요. 사람의 운명을요. "
"...... "
" 흠, 그게 그렇다. 일일이, 매번 정하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정해진 룰이 있다.
너희들 세상에 그런 것이 있다더구나 둥근 통을 돌려서 숫자 적힌 공이 나와서
당첨되면 돈 많이 받는 것, "
" 아, 로또 복권이요. "
" 그래 그런 것과 같다 고 생각해라 "
" 여기서도 출생을 관장하는 신이 있다. 너희들은 이름도 잘 짓더라
삼신할미니 또 뭐라 하던데, 하여튼 관장하는 신이 있다. "
" 그럼 그분 마음대로 공을 돌려 걸리는 아이들이 차례로 태어나네요, "
" 그렇다면 좋은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의 결정을 마음대로 하시겠네요. "
" 너희들이 불공평하다.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그것까지는 내가 어쩔 수없다."
" 나쁜 폐단이라는 생각이 더는군요. 고쳐 볼 생각은 하지 않으셨어요? "
" 처음부터 만들어져 오랜 법이고 규칙이고 규율, 관습이라서 그렇게 되기 어렵다. "
" 그래도 생각을 해 보세요, 최고의 신이잖아요.
인간세상에는 도시계획이 있는데요 오랜 시간이 지나서 노후되어 불편하고
위험한 시설은 재개발이란 것을 해서 도시를 다시 재정비해요 살기 좋게 "
" 우리는 신을 전능하다고 생각하고 말해요.
오래되었으니 한 번쯤 재정비해주세요. 그렇게 해도 되지 않을까요.
벌을 줄 사람은 벌도 좀 주셔서 선한 사람 피해 입지 않도록 격리처분
도 해 주시고 안될까요... "
" 안될 것도 없다만 그러려면 또다시 천지개벽(天地開闢)을 일으켜야 한다. "
" 엄청 무섭네요. 그럼 안 되겠어요. 소규모로 쬐~끔이라도^ ^. "
" 그래 연구해 보자 그런데 내가 너희들에게 줄 땐 아름답고 순수한 대지를
주었다. 너희들이 망친 것 아니냐? 그리고 그렇게 사람들의 운명이 심하게 엇갈리지 않았다.
염치가 있어라 염치. "
"..... "
" 그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차음부터 인간을 시험하시려고
선악과를 만든 것이 첫 번째 잘못하신 것이고요
연약한 인간을 선한 사람, 악한사람으로 싸우게 하신 것이 두 번째며
질병을 만든 것이 세 번째입니다.
그 어떤 것보다도 인간을 고치려 하지 않으심이 가장 가슴이 아픕니다 "
" 종교라는 것을 만든 것도 그렇습니다. 종교 때문에 쌈질을 하게 하시고 "
"어떤 이름으로 불리시든 결국 한분이시잖아요."
"...... "
"너희 들은 참 말이 많고 변명도 많고 이유도 많다.
그 모든 것에 너희들 잘못은 없냐? 나를 몇 개로 쪼갠 것도 너희잖느냐."
"그건 좀, 아닙니다. 신을 쪼갠 건 아닙니다. 단지 지역이 다르고 하다 보니
부름이 달라진 것이죠. 우리 스스로 우리를 지켜야 할 것이 필요해서 그랬을 것입니다."
"너는 참으로 당돌하구나 아무도 여기 와서 그런 말 한 사람이 없었다. "
"살아서 온자가 없어서 그랬겠지요."
" 그럼 이제 내가 질문을 하나 하자. "
불현듯 스치는 생각에, 왠지 신이 이 대화를 즐기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벌써 화를 내어 천지가 들썩이도록 불호령이 떨어져야 할 텐데. 쓰읍,
" 네가 생각하기에 판관과 수사관과 죄인이 있다 그중 나쁜자는 누구냐?"
"...... "생각해 보자, 생각해 보자, 머리를 상모 돌리듯 돌려보자.
먼저 죄를 짓지 않았으면 수사할 일이 없을 것이고, 수사할 거리가 없으면
판관이 판결할 일이 없을 것이니...
" 죄인인데요 "
" 그럼 다시 물어보자 부모와 교사와 나쁜 학생이 있다. 누가 나쁘냐? "
"...... " 생각해 본다.
부모가 자녀를 잘 훈육하였으면, 나쁜 아이가 없을 것이고,
교사가 잘 가르쳤다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 첫째는 나쁜 아이이고
둘째는 부모의 잘못이고
셋째는 가르치는 자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나쁜 아이는 없습니다. 나쁜 아이로 자란 아이는 있지만."
"그리고 사회의 잘못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는 다양한 인격들이 모였으니
모든 것을 사회의 제도 잘못으로 돌리지는 못합니다. 제 생각입니다
안에서 세는 바가지 밖에서도 셉니다. "
빤히 올려다보며 대답한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당돌하다
신의 입가에 미소가 언듯 보인다.
" 그럼, 마지막으로 묻자.
판관과 수사관과 정치인과 언론인이 있다.
누가 가장 나쁜 사람이냐? "
생각을, 생각을 해 보자~~~ 회전해라, 내 머리야,
언론은 글과 입으로 그때그때와 달리 정도라는 것이 없이 입을 놀려
세상을 뒤집어 놓고 국민의 알 권리라며 숨고,
정치인은 세금도둑이고, 일하지 않고 입으로 우리를 우롱하고. 자기돈도 아니면서
선심 쓰듯 퍼 주고, 세금은 조용히 열심히 사는 국민이 부담하고,
수사관은 열심히 수사하나 간혹 지나칠 때도 있긴 하고,
그러나 어떤 땐 본분을 지키지 않아 문제를 야기하고...
그러나 그들이 수사하기에 죄인들이 선량한 사람들을 헤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내니, 정말 고생이 많은 것은 맞고 또 온갖 욕을 먹으니,
판관은...
수사관들이 수사하고 들어온 민원의 사실여부가 아니라 어느 법이 적용되나
어떤 법률을 적용할까에만 신경을 쓰고 판관의 마음에 의해 결론을 내리니
그리고 판결하고 법이 그렇다고 법의 가림막 뒤에 있으니 에휴
" 뭘 그리 오래 생각하느냐. 빨리 대답하고 돌아가야지. "
" 예 그게요, 쉽지 않아요. 뭘 답해도 다 입들이 무서운 자들이고
권력이 막강하니 나 같은 약자는 좀 무섭습니다. "
" 괜찮다 그냥 생각을 말하면 되는 데, 네게 뭐라는 자가 있으면
내가 벌 할 것이다. 걱정 마라 웃자고 하는 말인데,
네가 하도 질문을 많이 하여 나도 한 것이다. 내 탓이다. "
"그럼, 생각을 말할게요.
제 생각엔요.
가장 무섭고 나쁜 사람은 언론이고요.
두 번째는 정치인이고요.
세 번째는 판관이고요.
그래도 위험할 때, 억울할 때 편이 되어주는 이는 수사관입니다.
예, 수사관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거나 잘못이 없을 때는 만날 일이
없는 사람들이거든요. 근데요 그때그때 달라요
인간사는 세상이 워낙 얽히고설켜서 복잡해요. "
" 너 생각이 참, "
" 왜, 뭔데요, 왜 말하시려다 말아요."
" 똑똑타~아 하하하. 명쾌해서 좋다.
너 다음에도 종종 와서 이야기해 다오. 너의 세상이야기. "
"저 언제 죽나요. 그리운 이가 여기 다 있어서요."
" 아직 많이 남았다. 뭘 그리 빨리 오고 싶어서 그러냐.
그냥 그곳에서 세상사 잘 보고하여 와서 이야기해 다오.
무척 유쾌하다. 시원하다."
"그리고 너의 할머니 어머니는 덕을 참 많이 쌓았더구나.
너도 좀 했는데, 좀 더해라."
"예."
"그럼 담에 수시로 올 수 있게 명패나 비자(VISA) 발급해 주시겠어요."
"아, 참 저기 캐나다라는 곳에 사는 블리아님이 부탁하던데요. 비자발급해 주시려면
쉽게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무엇 때문에 그러느냐"
" 그게요 사람들이 너무 쉽게 죽어서요. 적당히 돌려보내주세요. 너무 쉽게 많이 죽었어요"
" 하하하
그래 알았다. 명패를 주마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보고 들어라.
자, 이제 빨리 돌아가거라. 시간이 없다. "
그리고 출입명패를 던져 주신다.
잘못 받아 명패가 바닥에 떨어져 줍다 엎어졌다.
화들짝 놀라 깨어 보니
어머 우리 집 거실이다.
TV는 홈쇼핑방송으로 시끄럽다.
소파에 누워 자다 떨어졌다 바닥에,
리모컨과 함께,
' 아~ 꿈이었나 봐. 재미있는 꿈이네 , 드라마보다 재미있었다.
좀 더 물어볼걸, 근대, 신은 참 잘 생기셨다. ‘
#신과 만남 #출입명패 #비자발급 #길흉화복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