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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죽림헌 Jul 22. 2024

#6, 신(神, God)을 만났다

산자의 저승 나들이

이 글은 실제 종교와는 무관합니다. 
우리가 신에게 기도하듯 푸념하는 글을 재미있게 쓴 글입니다.
신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생각하고 대화하듯 
풍자와 해학적으로 쓰 본 것입니다.
오해 마시기 바랍니다.
저의 친정어머니, 할머니 집사님이시고 집안에 목사와 권사님이 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은 가톨릭이며 시댁은 유불교입니다.
저는 끼인 사람입니다.


늦은 저녁이다.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정리를 하고 소파에 앉았다.

아, 약을 챙겨 먹지 않았다. 정말 귀찮다.

무슨 영양제가 아침저녁으로 먹어야 하는지.

병원처방약이야 그렇다 치더라고,

점심 빼고는 약을 먹는 것도 일이다.

귀차니즘의 최고 극치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징그럽다.

약 먹으려고 밥 먹고, 약 먹으려고 물 마시고,

그렇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감사한 점도 있긴 하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이 그런 것 때문에 일어났다 앉았다

걷기도 한다. 그 일어나는 것이 귀찮아 

집안 곳곳에 책들을 두고 있다. 내가 움직이며 앉는 곳은 다 있다. 


소파에 앉아서 TV를 켰다.

썩 재미가 없다 

리모컨으로 채널사냥을 시작했다.

별 그닥.....

소파에 누웠다

눈꺼풀이 무거워 내려온다.

끔뻑끔뻑

하아 ~암


무척 어두운 곳이다.

왠지 등골이 오싹한 게 이상하다.

갑자기 눈앞에 웬 강이 있다

강물 색은 또 왜 이리 검지,

내가 길을 잘못 들었나

걱정하는 사이에

나룻배가 한 척 와닿는다.


배를 타고 간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다른 이나 배는 없다.

왠지 무섭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여

사공에게 물었다.

" 어디로 가나요, 여긴 어디인가요? 내가 왜 배를 타고 있죠. "

"......"

대답이 없다.

갑자기 두려워졌다. 


나룻배는 나를 강 건너편에 데려다주고 떠났다.

눈에 익숙지 않은 모습들이다.

대관절 여기가 어디야, 

아~ 대략 난감,


한참을 걸어갔더니 큰 문 앞에 

수문장(守門將)이 지키고 있다.

저 문을 통과해야 하는가 보다, 이건 본능이다. 

문은 들어가라고 있는 것이고 열어라고 있고 

다음 과정으로 가는 과정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들어가려니 막는다.

지나온 길을 보니 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거참 정말, 대략 난감


수문장에게 물었다. 입은 또 모르는 것을 물어라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은 공포는 잠시 접어두고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럼 물어야지,


" 여기가 어디입니까? "

수문장이 대답했다.

" 여긴 저승문이다 "

" 엥, 이 무슨, 말이라고 하나 소리라고 하나, 제가 왜 여기에 왔나요? "

" 그것을 왜 내게 묻느냐? "

네가 와놓고 내게 와 묻니, 하는 식이다. 

이게 책임 따질 일도 아니고, 아~욕 나오려고 한다. 못하는 욕이지만 한번 할까

(아  D 身) 속으로 생각하다 조심하자 상황을 모르니,

 

" 저는 그냥 강이 있어 배를 탔더니 여기로 데려다주었습니다 "

" 참 ~ 네가 건너온 강은 삼도천(三途川)이라는 강이다. 이승과 저승이 분리되는 곳,

산 자와 죽은 자가 나누어지는 경계다. 너희들은 강을 요단강이라고 하는 강 "


입이 떡 벌어져 턱이 떨어진 것 같다.



어찌어찌하여, 신(God)이라는 분 앞에 불려 갔다.

" 너는 어찌 왔느냐? "

" 저도 모릅니다. 저는 우리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는데요 "

" 누가 데리고 왔느냐? " 

인자한 분 같은데 목소리가 너무 우렁차서 무척 권위 있고 무섭다.

조심해야겠다...    

" 잘못 온 것 같습니다 " 곁에 있던 신하가 말한다.


" 너희들은 산 자와 죽은 자도 구분 못하느냐? "

" 너희들 요즘 군기가 싹~ 빠졌구나. 어떻게 이런 실수를 하느냐? "

완전 쩌렁쩌렁한다. 지축을 흔들고 온 우주를 삼키듯한 우레 같은 목소리다.


'아, 귀청 떨어지겠네 뭔 소리가 이렇게 클까.'하고 생각했다.

'임신했으면 아이가 떨어질 뻔했네'


엄청 화가 나셨나 보다

" 나중에는 지옥에 있는 자도 경계를 넘어오겠구나. 

삼계가 모두 섞여 비자( Visa ) 발급하는 일이 생기겠다. " 

"..... "

모두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속으로 생각했다. 

'흠~ 저승이나 이승이나 일하는 자는 다 똑같구나'


" 빨리 데려다 주어라. 시간이 늦으면 죽었다고 이승에서 장례 치러겠다. "

" 그리고 인간, 미안하게 되었다. "


속으로 생각했다. 

' 말하는 뽄세하고는 이름은 두고 인간이라니 하여튼 권력이 있다 하면 똑같네. '

분별없는 팬이라도 있으면 옳고 그름도 분별 못하는 것도 같을 거야 '


" 저 , 여기까지 왔으니 궁금한 것 여쭤봐도 될까요? "

"뭐가 궁금한데 뭐, 뭐?"

' 엄청 겁나게 말하네 ' 속으로 생각했다.


" 니 생각 다 들린다. 아까부터 속으로 구시렁구시렁하는 것 안다. 겁을 상실했어 "

" 죄송합니다. 들으셨다니, 그래도 사과는 하셔야죠 "


" 오냐, 그래 아랫것들이 일을 잘못 처리해서 너를 번거롭게 했구나? "

' 그게 무슨 사과라고 ' 

" 또, 또, 또, 다~ 들린다고 하지 않았느냐? "

'... '

" 궁금한 게 무엇이냐? "

" 생각을 정리하여 질문하겠습니다. 다시없을 기회이니..."

" 난 피곤해서 잠깐 쉴 테니 질문할 것을 잘 생각해 두어라.

너무 많이 말고 요점만, 인간은 말이 참 많더라. 뒷말도 많고. “


2부 수요일 오픈

#신과 대화 #삼도천을 넘다 #수문장 #신 #요단강 #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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