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케이블 TV에서 방영되는 '나는 솔로'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라고 한다.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아이돌이나 배우가 나와 지들끼리 떠들고 장난치는 그저 그런 것 밖에 없다. 나는 솔로도 그렇거니 했는데 어쩌다 한번 보고 재미를 느껴 계속 보게 되었다.
중년을 훌쩍 넘은 남자가 젊은 애들 프로그램을 보는 것이 쑥스럽기도 한데, 결혼 적령기의 자녀를 둔 부모 세대들도 많이 본다고 하니, 같은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출연자가 일반인으로 연예인과는 다르게 코디나 메이컵을 하지 않고 본모습 그대로 실수하는 장면까지 진솔하게 보여주니 기존 연예 프로그램보다는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더욱이, 데이트 후 인터뷰에서 상대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속마음을 얘기하는 것을 보면 남의 속마음을 훔쳐보고 싶은 욕구도 충족시켜 주는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상대방의 속마음을 알 수 없기에 배려가 부족하고 다툼이 생기는 것 아닌가? 남녀관계뿐 아니라 내가 했던 행동과 말에서 상대방이 어떤 느낌을 받는지 살피는 태도를 배운다면, 원만한 인간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딸들에게 권했더니 이미 재미있게 보고 있단다.
출연자들 나이가 대부분 서른 중ㆍ후반 이거나 사십 대도 많이 나오는데, 직업과 경제력이 꽤 괜찮아 보이는 것을 보면, 한창나이에 성공을 위해 결혼을 늦췄거나 결혼을 포기하는 힘든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다.
지금 부모 세대 연령층의 대다수는 아파트 전세는 고사하고 조그만 부엌 딸린 단칸방 월세에서 시작한 사람들도 많았다. 자식들은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에 부족함을 모르게 키워서, 모든 것이 갖추어진 상태로 시작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떻든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괜찮은 프로그램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