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대로인데, 내가 변해버렸다

사랑, 이별 그리고 당신 중 <변한 나>

by 렉스

가끔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안아주고 싶은 순간이 있다.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오늘따라 네가 보고 싶어서.

너의 품은 나에게 안정제 같고,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안식처 같았으니까. 그 순간만큼은 우리 둘만 존재하는 별도의 시간이었고, 나는 그 안에서 숨 쉬고, 웃고, 살아갈 수 있었다.


“무슨 일 있어?”

너는 항상 나를 먼저 걱정해 줬지. 하지만 그날은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그저 너의 온기를 느끼고 싶은 마음뿐이었어. 그게 전부였고, 내겐 그게 너무 간절한 이유였어.


그렇게 우리는 함께 걷고, 서로의 보폭을 맞추고, 투정도 받아주며 사랑을 쌓아왔다.
내가 너를 사랑한 건 변함이 없는데, 문득 돌아보니 나는 많이 변해 있었다.


예전의 나는 네 말에 더 귀 기울였고, 네 기분을 먼저 살폈고, 어떤 일이 있어도 네 편이었는데, 지금의 나는 그 마음을 행동으로 다 담지 못하고 있었다.


사랑은 여전히 가슴속에 머물러 있는데, 내가 변한 건 ‘태도’였고 ‘표현’이었고 무심코 놓친 작은 배려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걸 알고 나니 미안한 마음이 커졌다. 그래서 다시 너를 안고 싶어졌다.


말로 다 하지 못한 미안함을 안은 채.


시간이 허락된다면 지금 이 순간을 멈춰두고 싶다. 아무 말 없이 너를 안고, 내가 얼마나 너를 아끼고 있는지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전해졌으면 좋겠다.


그러니, 그냥 지금처럼 이대로 내 옆에 있어줘.


내가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있도록,
내 사랑이 더 이상 말로만 남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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