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식당 오픈합니다
“배달이요.”
프로그램 중 마실 음료가 도착했다. 어제 단톡방에서 각자 취향을 담아 고른 메뉴였다.
“사장님, 전 아아요. ”
유주는 귀여운 토끼가 하트를 들고 있고 ‘두근두근’이라고 써져 있는 이모티콘과 함께 보냈다. 민주는 시험관 시술 중이라며 디카페인 카페라테 따뜻한 걸 부탁했다. 달달한 걸 좋아하는 승엽은 딸기라테를 말했다. 아메리카노와 라테는 만들 수 있었지만 디카페인 원두는 미소식당에 준비되어있지 않았다. 딸기시럽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두 잔은 배달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밤새도록 비가 오던 한 마을은 아침 10시가 오자 구름 사이로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일곱 빛깔의 무지개에는 유독 빨간빛이 빛나는 걸 보니 우체통이 떠오르는 날이었다. 무지개가 그녀의 마음을 전해주나 보다. 1시가 된 후 그녀는 가게 팻말에 ‘프로그램 중, 나중에 방문 부탁드려요.’라고 써놓았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저 정유주예요. 너무 빨리 왔나요?”
“아니에요, 들어오셔요. 오늘 예쁘게 하고 오셨네요.”
유주는 짧은 청치마 위에 얇은 니트를 입고 왔다.
“감사합니다. 엄마 옷 빌려 입었어요.”
살포시 웃으며 말했다.
“다들 곧 오실 거예요. 아 참, 제가 이걸 말씀 안 드렸더라고요. 오늘은 책을 정하지 못했으니, 각자 사연을 말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 그리고 매주 오실 작가님과도 인사를 할 거고요.”
“오오, 좋아요! 정말 기대돼요. 저는 2시 될 때까지 책 좀 보고 있을게요. 사장님 편하게 볼일 보세요.”
그녀는 음료와 다과를 준비하러 갔다. 식탁보를 깔고 컵받침 위에 컵을 내려놓았다.
“안녕하십니까.”
승엽은 단정한 니트티셔츠와 검은색 슬랙스 차림으로 문을 열고 걸어왔다. 유주는 남자가 올 줄 몰랐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여기는 한승엽 작가님이셔요.”
그녀는 유주를 보며 말했다.
“아 참, 안녕하세요, 작가님. 어서 와요. 인사보다 소개가 앞섰네요.”
승엽은 마련된 자리에 자기가 시킨 딸기라테를 찾아서 앉았다. 유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메리카노가 있는 자리로 가며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이번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승엽은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히 묵례를 했다. 2시에 되어갈 즈음 민주가 오지 않자 그녀는 혹여나 오는 길에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했다.
“안녕하세요! 아이고, 다들 와 계셨네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문학을 요리하다 1기 팀이 모두 모였다.
“자, 앉으시고요. 저부터 짧게 인사하겠습니다. 저는 미소식당을 운영 중인 강현숙이라고 합니다. 이번 프로그램 진행자를 맡기도 했고요. 그렇다고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아닐 거예요. 유동적으로 진행될 예정이고 네 달 동안 잘해봅시다.”
사람을 맞이하고 진행하는 게 익숙지 않은 그녀는 어색했지만 잘해나갔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른다섯 김민주입니다. 음, 어떤 말을 해야 할까요. 대학병원 정형외과 간호사고, 지금은 시험관 시술을 위해 휴직했어요. 이번에 우연히 미소식당을 접하게 돼서 정말 뜻깊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다음, 작가님부터 해주시죠.”
그녀가 말했다.
“안녕하세요. 작가라고 불리는 게 아직 어색하긴 하다만, 동화작가 한승엽입니다. 책 관련 담당은 제가 할 예정이고 요리 쪽은 사장님이 맡으실 겁니다.”
“다소 딱딱하신 면이 있어도 내면은 따뜻한 분이셔요.”
사실 그녀도 승엽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혼자만 남자였던 터라 고민 끝에 말했다.
“다음은 저네요, 제가 막내입니다. 저는 21살 정유주입니다. 단톡방에서 얘기 나눴으니 나이는 다들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저 혼자 E인 것 같은데 맞나요?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유주는 밝고 명량하게 말했다. 그들은 서로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자자, 서로 모이고 자기소개까지 했으니까 이제 본격적인 오티를 시작할게요.”
그녀의 말에 세 명의 시선이 그녀로 쏠렸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백일장을 같이 준비하게 되어, 앞으로는 월요일만 연재할 예정입니다. 혼란드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