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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처 Aug 07. 2024

올림픽을 보며 드는 궁금증

반효진과 양지인 선수의 인터뷰

  이번 파리올림픽을 보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만 16세로 사격 금메달을 목에 건 반효진 선수가 했던 인터뷰 내용을 보고 나서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친구를 따라 사격장에 갔다가 총을 처음 잡아보고 3년 만에 국가대표 선발전 1위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궁금증이 든 것은 친구를 따라 사격장을 갔다는 부분에서였다. 어떤 친구들과 어떤 취미를 갖고 어울리면 사격장엘 따라갈까. 내 주변에서는 사격장을 보기도 힘들거니와 가르치는 아이들 사이에서도 사격장엘 가봤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출처 SBS


  또 한 명의 금메달리스트인 양지인 선수는 중1 때 수행평가로 처음 사격을 접했다고 한다. 소질을 알아본 코치의 권유로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걸었다는데 이 역시 궁금증과 함께 놀라움을 자아낸다. 요즘 중학교에서는 수행평가로 사격을 보기도 하나보다. 코치가 있었다는 거 보면 학교 운동부가 있는 학교 같은데 어쨌든 학교 수업에서도 사격 수업이 이뤄지고 많은 학생들이 함께 배운 뒤에 평가까지 이뤄졌다는 얘기니까.

출처 연합뉴스


  나는 초등학교를 벗어나는 교육과 수업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우리나라 교원 양성의 체계가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초등교원자격증은 교육대학교를 졸업한 뒤 초등학교에서만 가르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중등자격증은 사범대를 나와 중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초등과 중등 사이에는 어떤 직업적인 교류도 없고 의무적으로 서로 파악해야 할 필수적인 사항도 없다. 초등교사는 초등끼리 바쁘고, 중등은 또 중등교사 나름의 고충으로 여력이 없을 것이다. 서로 울타리 너머를 바라볼 여유도 이유도 없다.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1학년과 6학년의 특성에는 그 나이 차만큼이나 크나큰 차이가 있다. 갓 유치원을 졸업한 아이들과 중학교에 입학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는 제각기 다른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경력을 쌓으며 여러 학년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변화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일견 얻을 수 있는 통찰도 있다. 1학년에서는 한글을 가르치는데 6학년에서는 비판적으로 타인의 글을 읽는 법을 가르친다. 이런 통시적인 변화는 가르치는 사람이 학생을 교육으로 도달시켜야 할 수준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인식하게 한다. 이 아이가 몇 년 지나면 이러저러한 것들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런 걸 생각하면서 인간을 바라보는 폭도 넓어지고 시선은 깊어질 수 있는 것 아닐까.


  중학교에서 수행평가로 사격을 볼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 초등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는 나는 무엇을 더 고려했을까. 아이들이 취미로 친구 따라 사격장엘 가기도 하는 걸 알면 수업하면서 무슨 얘기를 하게 됐을까. 아이들이 진학하는 중학교에 가면 어떤 체육 수업을 어떻게 듣는지 나는 모르니 어렴풋한 미래의 인상만 갖고 내 수업의 한 장면에만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올림픽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출전하고 메달을 따는 종목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나는 카누나 사이클, 서핑과 스포츠클라이밍 같은 종목에 출전하는 여러 나라들을 보면서 체육이라는 게 이렇게 다양하단 생각을 새삼스럽게 갖곤 한다. 그에 반해 우리가 학교 교육을 통해 접하는 체육이란 얼마나 협소할까. 호주 같은 나라는 수영으로 메달을 휩쓰는 걸 보면서 환경이 참 중요하단 인상을 받는다. 우리는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 걸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어린 선수들의 기사를 보면서 그리고 남태평양의 넘실대는 파도에 몸을 맡긴 해외 선수들을 보고 있자면 이런저런 의문이 피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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