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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우산>

가을 우산

by 사치한


비 오는 날 너를

노란 은행잎 짓이겨진 거리

골목길 24시간 편의점 아이스크림 박스 옆에

버리고 왔지

투명한 8각형 치마를 입은 너를

뼈대만 남은 너를

아니지, 날갯죽지 하나가 꺾여

우두두두 떨어지는 비를 견뎌내지 못하고

절름발이 보듯이 사람들이 웃고

나까지 적시던 초라한 너를

더 두고 볼 수 없어서 뿌리치고 왔지

온종일 내 머릿속에

납작 붙은 은행잎 함께 나뒹구네



#자작시

2025. 9.20 작, 11, 09 수정첨언 하였다

사진은 스킵방지용. 자작시와 관련이 없음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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