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렉산드리아, 비엔나, 뉴욕, 노퍽
연말 연초는 축하인사와 위로로 바쁘다.
한 해를 치열하게 뚫고 경쟁한 뒤 인사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
결국 회사는 지나간 '세운 공'보다 앞으로 '세울 공'에 따라 서열을 매긴다지만,
열심히 공부해 높은 점수로 칭찬을 받는 게 인생인 모범 직장인들은
자신이 거둔 지난 실적에 집중한단다.
승진이라는 게
결국 죄수의 발에 묶인 쇠사슬이 금색이냐 구리냐, 쇳덩이냐를 두고
서로 자랑질하는 거라는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건 숙명같다.
직장 생활 20년을 지나보니, 승자보다 패자가 더 많은 게 회사더라.
'왜 추운 겨울에 인사들을 낼까, 추워서 더 슬프잖아'
누군가를 혹은 나 자신을 위로하며 말했다.
다만, 해마다 승진 누락을 위로하던 '만년 부장' 선배는
성실하지만 있는듯 없는듯 했는데,
동기들이 임원 달고 사라진 후에도 정년을 채웠다.
동기 중에 가장 늦게 부장을 단 선배는 사장이 되기도 하고,
가장 먼저 부장을 단 선배는 불도저식 업무가 독이 돼 회사를 떠나기도 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월든에서
사과나무와 떡갈나무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고 했다.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나의 봄을 여름으로 바꿔선 안 된다고 했다.
태어나는 건 순서가 있어도 가는 건 순서가 없으니
주어진 시간은 저마다 다르고, 풍성한 가을은 저마다 다른 때 온다.
다만, 마냥 기다리는 인내는 안 된다.
명민하게 환경을 읽으며 변하고 제 때 판을 뒤집는 용기도 필요하다.
리스크 없는 수익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