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그리고 일본 오사카 화훼시장
계엄의 폭풍이 지나고 극명하게 양분된 대선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했다.
반년의 시간 동안, 오랜만에 정치 밖에서 정치를 바라봤다.
새 정권은 전 정권의 잘못을 수정하고 또다른 과오를 낳는 소위 '순환의 역사'가 계속됐고
민심은 우둔한듯 오래 참지만, 돌아보면 절묘하게 현명하다는 여의도의 격언에 공감했다.
정치는 '국민의 일꾼'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특히 중요해보인다.
어느 편이 정권을 잡는가에 따라 내 지위와 자리가 바뀌고, 소위 출세의 여부가 갈린다.
선거가 끝나면 논공행상이 진행되니 일꾼은 국민보다는 정권이 더 신경쓰일 수 있다.
게임이론 전문가인 한순구 연세대 교수는 저서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에서
항우는 부하들에게 포상을 너무 섣불리 내줘 세력이 훨씬 컸음에도 유방에게 졌다고 했다.
부하들은 과거의 은혜를 쉽게 잊고 미래의 이익에 발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유방은 소위 논공행상을 느리게 진행한 반면 숙청은 빨랐고, 충신을 솎아낸 한나라는 400년간 지속됐다.
정치권 인사, 고위 공무원 등이 아닌 소위 보통 국민은 선거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내가 찍은 대통령이, 국회의원이 나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일을 할까.
재벌이나 전문직 고소득자, 혹은 저소득층은 선거 후 정책 변화가 직접적 영향을 줄 듯하다.
강남을 타깃으로 한 부동산 정책, 복지정책 등에 관심을 갖을 수 있다.
다만 최근 정권은 이념과 무관하게 복지강화, 민간 활성화 등을 공통적으로 옹호한다는 점에서
정책 변화의 영향이 예전보다 커보이지는 않는다.
외려 내가 피부로 느끼는 건 정치적 양극화, 즉 국민 분열의 강화다.
오랜 동창이 서로 등을 졌다거나 가족끼리 싸우고 보지 않게 됐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모든 정권은 승리 직후 국민통합을 외치지만
이긴 자가 외치는 통합은 상대에게 우리를 중심으로 뭉치라는 강요로 들릴 수도 있다.
미국의 한 동네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내 이웃이 돼 주실래요”라는 글을 읽다가 외려 국민통합은 어쩌면 거창한 구호가 아닐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선거가 끝났지만, 네 이웃은 여전히 네 이웃일 것이다. 두 후보는 그들의 부유한 정치 세계에서 그들의 일을 할 테지만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공부하고, 장을 보고, 음식을 나누고, 기도를 한다.’
백인도, 흑인도, 이민자도 줄줄이 ‘물론’(Sure)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정치적 분열이 평소의 일상까지 점령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