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과 아침햇살

다랑쉬오름과 인근 풍경

by Happy LIm


드높은 오름 위로 아침 해가 슬며시 떠오른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엔 아쉬운 풍경이라, 무심코 카메라를 들어 한 장 남긴다. 그렇게 하루가 조용히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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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에서 내려와 오솔길을 따라 걷는다. 작은 그루터기 안에 어린 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자라고 있다. 그 작고 단정한 생명들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마음 한구석이 자연스레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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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인근의 또 다른 오름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숨이 조금 가빠질 즈음, 잠시 쉬어가려는 생각이 들 때쯤 아담한 분화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안에는 연못처럼 물이 고여 있다. 백록담이 아닌 곳에서 만난 뜻밖의 풍경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연못에는 누군가 일부러 만들어 둔 듯한 하트 모양이 눈에 띈다. 절로 미소가 번진다. 주변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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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주변으로 조성된 목장길을 지난다.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가 눈에 들어온다. 바람도, 시간도 느리게 흐르는 듯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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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유를 따라 걷다 보니, 발 앞에 네 잎클로버 하나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따스한 햇빛 속에서 세 잎클로버들 사이에 섞여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도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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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치기 해변에 닿아 배낭을 내려놓고 바닷물에 발을 담근다. 맑은 물결 사이로 작은 복어 한 마리가 겁도 없이 발가락 사이를 오간다. 한참을 머물다, 제 무리를 찾아 헤엄쳐 간다. 그 모습을 사라질 즈음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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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산로를 따라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유채꽃과 벚꽃이 한창이다. 길은 마치 꽃 사이를 가로지르는 듯 이어지고, 그 사이를 지나며 하루의 장면들이 하나씩 스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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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많은 날들 가운데 하나의 평범한 날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지나쳤을 순간들이 조용히 쌓여 있었다. 그 조용한 순간들이 모여, 하루를 은은하게 채우는 소소한 행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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