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이처럼 다정한 오름

03. 큰바리메&족은바리메오름(1)

by Happy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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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바리메오름은 제주 서부 중간간지역 오름군에 속한다. 바리메는 분화구 모양이 절에서 사용하는 스님 공양그릇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바로 옆에는 족은바리메오름이 있어서 함께 다녀오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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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입구를 찾아가는 것이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승용차 1대가 겨우 다닐 수 있는 시멘트 길을 2~3km 들어가야 한다. 길 중간지점에 젊은이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바리메 포토존'이 있어 휴일에는 매우 번잡하다. 길 한쪽에 주차된 차량, 들어오고 나가는 차량과 사람들로 인해 몹시 정체되는 구간이다. 때론 차량들이 엉켜 이 구간에서만 1~2시간가량 소요되기도 한다.


바리메 포토존이라고 알려진 곳은 말목장이므로 울타리를 설치해 두었고, '사유지이므로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푯말까지 붙여 두었는데도 많은 사람이 들어가서 사진을 찍곤 한다. 드넓은 풀밭에 제주에서는 흔하지 않은 연못이 2개나 있고, 목초지 주변에 삼나무가 빼곡히 둘러져 있으며, 그 앞으로는 큰노꼬메오름이 우람하게 서있어 멋있는 풍광을 자아내기에 젊은이들이 몰린듯하다.

20210417_130452.jpg 주) 젊은이들 사이에 바리메 포토존이라고 알려진 곳


그곳을 지나 500m 정도를 가다 보면 큰바리메와 족은바리메를 오를 수 있는 주차장이 나온다. 약 10~20대를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다. 주차장 바로 앞에 큰바리메오름 입구가 있다. 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산책로 일부구간은 완만하게 경사진 숲길이고, 일부구간은 경사가 급하다.

20210417_135549.jpg 주) 오름 산책로에서 바라본 큰바리메오름 정상
20210417_134711.jpg 주) 오름 산책로


오름 분화구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 사방이 확트여 주변 경치를 조망할 수 있다. 길도 평탄하여 걷기도 편하다. 4월경에 이곳을 찾으면 둘레길 주변으로 만개한 철쭉꽃을 볼 수 있다.

20210417_135309.jpg 주) 오름 둘레길에 핀 철쭉꽃
20210417_135329.jpg 주) 오름 둘레길에 만개한 철쭉꽃


오름 정상에서는 스님 공양그릇 모양의 분화구를 내려다볼 수 있다. 화구벽에는 작은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고, 내부에는 풀이 자란다.

20210417_135137.jpg 주) 분화구 내부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 위치한 둘레길에서 바라보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길가에 만개한 철쭉곳 너머로 분화구 내부가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그 뒤로 커다란 산이 든든한 벽을 만들어 준다.

20210417_135612.jpg 주) 분화구 내부와 오름 정상


오름 둘레길은 약 600m 정도 된다. 산책하면서 눈을 들어 한라산을 본다. 식상하다 싶으면 오름 아래에 끝없이 펼쳐진 목초지를 눈에 담는다. 이것마저 지루할 때면 철쭉꽃밭과 그 너머 분화구를 쳐다본다. 이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마냥 즐겁다.

20210417_133941.jpg 주) 오름 둘레길에서 바라본 오름하단 목초지


인근에 있는 큰노꼬메오름에서 바라본 이곳 큰바리메오름 풍경도 멋지다. 특히 9월 5일에 방문하여 본 광경은 아직도 인상에 남아 있다. 큰 바리에 오름 주변으로 흰구름이 다가온다. 진녹색의 삼나무숲으로 둘러싸인 연녹생의 초지, 그리고 점점 다가오는 흰구름이 멋진 풍경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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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구름이 금새 오름 하단과 목초지를 덮는다. 마치 군사들이 특정한 성을 공격하려고, 높다란 성벽을 에워싸려는 듯 보인다. 점점 더 많은 군사들이 몰려든다. 헤아릴 수 없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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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앞으로!, 공격 앞으로!'라는 명령을 받은 듯하다. '와!, 와!, 와!'라고 외치면서 성벽을 타고 군사들이 물밀듯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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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높다란 성에 '항복'한다라는 흰 깃발이 휘날린다. 목적을 이루었는지 금세 군사들이 사라진다.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구름 한 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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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10분도 지나지 않는 시간에 구름이 물밀듯 몰려와서, 특정 오름에만 가득 덮인다. 그리고는 금세 사라진다. 참으로 멋진 단편영화를 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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