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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오름

02. 섯알오름

by Happy LIm Mar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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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하고, 낮아서 알오름이고 불린다. 송악산 북쪽에 이러한 알오름이 3개 있는데 동쪽에 있는 것은 동알오름, 가운데 것은 셋알오름, 그리고 서쪽에 있는 것을 섯알오름이라고 구분해서 부른다. 섯알오름은 높이가 21m밖에 되지 않아 자그마한 언덕처럼 느껴진다. 그렇지만 오름 주변이 평지라서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뷰는 인상적일 만큼 멋지다.


산책로에서는 가장 먼저 웅장한 한라산과 산방산이 눈에 들어온다. 산방산이 유난히 크게 보인다. 지나가던 구름이 높은 산을 넘기 위해 잠시 그 위에 머문 듯하다. 산책로 주변으로 겨울 무를 재배하는 밭을 만날 수 있다. 추운 겨울인데도 노란 무꽃이 군집을 이루어 있어 예쁘다. 

주) 섯알오름 산책로에서 바라본 산방산주) 섯알오름 산책로에서 바라본 산방산
주) 섯알오름 산책로에서 바라본 산방산주) 섯알오름 산책로에서 바라본 산방산


눈을 잠시 옆으로 돌려보면 드넓은 평지에 모슬개오름이 우뚝 솟아 있는 풍경이 들어온다.

주) 섯알오름 산책로에서 바라본 모슬오름주) 섯알오름 산책로에서 바라본 모슬오름


남쪽으로 눈을 돌려 바다를 바라보면 손바닥 정도 크기로 가파도와 마라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파도는 표고가 낮고, 가파도는 그보다는 높아 두 섬의 풍경이 겹쳐져 보인다.

주) 섯알오름 산책로에서 바라본 가파도와 마라도주) 섯알오름 산책로에서 바라본 가파도와 마라도


이렇게 주변풍경이 멋진 오름인데, 역사적 아픔을 두 개나 간직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주민들을 강제동원해 구축한 진지가 있고, 8월 15일 해방 이후 발생한 4.3 사태 희생자 추모터가 있다.


일제강점기의 아픈 흔적은 오름 정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제가 커다란 대포를 설치하고, 그 포를 보호할 수 있도록 시멘트로 둥그런 호를 2개나 만들어 두었다. 안으로 직접 들어가 빙 둘러보면, 이제는 시멘트 벽이라도  덩그러니 남아 역사적 교훈을 주고 있다.

주) 섯알오름 정상에 구축된 일제강점기 고사포 진지주) 섯알오름 정상에 구축된 일제강점기 고사포 진지
주) 섯알오름 정상에 구축된 일제강점기 고사포 진지주) 섯알오름 정상에 구축된 일제강점기 고사포 진지
주) 섯알오름 정상에 구축된 일제감점기 고사포 진지주) 섯알오름 정상에 구축된 일제감점기 고사포 진지


오름 아래에는 바다 방향으로 커다란 일제 동굴 진지가 구축되어 있다. 이곳은 가파도와 마라도 등 남쪽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라 일제가 군 사령부로 이용하였던 곳이란다. 그래서 다른 곳에 비해 동굴 진지 크기가 크다.

주) 섯알오름 하단에 구축된 일제강점기 동굴진지주) 섯알오름 하단에 구축된 일제강점기 동굴진지


섯알오름 산책로 끝 지점에는 인근 마을주민들이 희생당한 4.3 사태 유적지가 있다. 추모비가 세워져 있고, 태극기가 사시사철 조기 형태로 게양되어 제주도민들의 아픔을 항상 기억하고 있는 듯하다.

주) 제주 4.3 사태 희생자에 대한 추모장소주) 제주 4.3 사태 희생자에 대한 추모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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