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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가마오름
오름모양이 가마솥을 엎어 놓은 것과 유사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가마오름은 크기가 크거나 오름 자체가 멋있지는 않다. 그러나 제주에서는 유명오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는 가마오름이 일제 강점기 제주민들의 강제노동으로 구축된 커다란 지하요새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가마오름 내 땅굴은 총연장 2, 000m이고, 3층 구조에, 높이는 1.6m~2m, 너비는 1.5~3m나 되는 커다란 규모이란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의 태평양전쟁 시기에 일본군이 주둔했던 요새이며 한국인들을 강제동원하여 구축했다고 한다. 이에 전 세계에 일본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이곳에 평화박물관으로 조성하고, 땅굴의 15% 정도를 개방하여 일반인들에게도 알리고 있다고 한다.
오름 둘레길을 걸으면 이렇게 구축된 동굴 진지들을 만날 수 있다. 어떤 것은 붕괴위험이 있어 입구를 막아 두었고, 어떤 것은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해 두었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오름 탐방로에 풀이 130~150cm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서 올라가기 쉽지 않다. 특히 4월부터는 동면했던 뱀들이 움직이므로 풀밭에서 뱀을 만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오름을 한 바퀴 돌고 나오면 우리나라 역사적 아픔의 흔적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이러한 마음을 달래주려는 듯 오름입구에는 예쁜 수국이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