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문석이오름
문석이오름은 구좌읍 송당리의 높은오름과 동검은이오름 사이에 남북 쪽으로 가로누워 있는 오름이다. 이름의 정확한 유래는 밝혀진 바가 없다고 한다. 오름 높이가 67m로 낮지만, 오름 자체도 멋지고, 주변 풍경도 빼어나다.
문석이오름은 아래에서 올려보면 자그마한 언덕처럼 느껴진다. 오름 아래에서 약 10분 정도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그래서 문석이오름 한 곳만 탐방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으므로 바로 인근에 있는 동검은이오름과 높은오름을 함께 올라보는 것을 계획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오름 정상은 억새로 덮여있고, 듬성듬성 몇 그루의 삼나무가 있다. 오름 정상 부근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대부분 소나 말들이 먹는 호밀을 재배하는 밭으로 이용되고 있다.
가을이나 초봄에 방문하면 특히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름 정상은 억새가 갈색으로 물들어 있고, 그 주변을 진녹색 호밀이 휘감고 있다. 그리고 정상에 있는 몇그루의 초록빛깔의 상록수가 멋진 풍경에 정점을 찍는다.
호밀밭을 따라 조금 내려오면 더 특별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호밀밭 한쪽에 무꽃이 가득 피어 그래도 멋진 풍경에 풍미를 더해준다. 이색적이고도 아름다운 풍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때마침 바람이 불어온다. 휘이잉! 휘이잉! 스쳐가는 바람에 호밀들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파도는 처을썩! 처을썩! 하고 큰 소리를 거리는데, 이곳에서 스사삭! 스사삭! 자그맣게 소곤대는 소리를 만들어 낸다.
호밀밭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200M 정도를 지나 끝나는 지점에 이르면 사라진다. 갑자기 몇 분 간 정적이 흐른다. 그리고는 다시 불어오는 바람에 또 다른 파도를 만들어 낸다.
한참을 보고 있노라면, 요즈음 해외에서 유행하는 kop 춤 챌린지를 감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바람이 스쳐가는 곳마다 챌린지 무대가 펼쳐진다. 그리고 그 무대에서 바람결에 맞추어 신나게 춤을 춘다. 바람이 지나고 나면 또 다른 바람이 불어와 멋진 무대를 만들어 주기를 기다린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면 오는 데로, 살며시 불어오는 그에 맞추어 춤을 추는 호밀들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