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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

시 / 이연중

by 이연중 Mar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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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진짜 시였다

순식간이었다

컴퓨터에서 사라지고

핸드폰 메모도 사라졌다


발표되지 않은 시는 그렇게

저 혼자 먼저 날아가 버렸다.

다시 쓸 수도 있겠지만,

의미 없는 일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


진짜 시는 진짜 세계로 갔으니

공연히 애쓸 필요 없다.

어차피 모두 사라질 것들이니

아깝지만 그냥 잊기로 했다.


세월 가고 어느 날

이 또한 쓸데없는 짓이라 여기면

사라진 시는 더 자유로울 것이니

나는 더 크게 자유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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