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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아들, 아버지 눈을 피하다.

by 감성부산댁

1945년 8월 15일은 우리나라의 해방일이다.

일제 치하에서 억압을 받은 지 36년 만에 우리나라는 주권을 회복했다.

방식이야 어찌 되었든 우리는 이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내게는 성인이 되는 것이 아버지로부터의 해방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동안의 10대 시절이 어떻든 간에 나는 이제 20살 성인이 되었다.

이제는 법적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이다.

공부의 압박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리고 잔소리나 질책을 하기엔 나의 몸뚱이가 너무 커져 버렸다.

힘으로는 나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눈을 부릅뜨며 나를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거 같던 아버지의 눈은 이제 나를 향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든 매의 눈은 나를 노릴 만한 여지를 남긴다.


성인만 되었을 뿐 내가 집을 떠나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대입에 실패한 후 누구보다 자유로운 생활을 즐겼다.

20살, 나는 운전면허를 따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유 아닌 자유를 누렸다.

아버지의 눈을 피해 밤늦게 들어오고, 아침 늦게 일어나 아버지와의 숨바꼭질을 시작했다.

주말이 되면 그냥 정처 없이 나갔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때면 하러 나가고, 아버지가 잠든 틈을 타 집에 돌아왔다.

밤에는 친구들과 원 없이 술도 마시고, 어디론가 갑자기 훌쩍 떠나버리기도 했다.


이보다 더 망나니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와 아버지 사이를 더욱 갈라놓았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아버지의 눈에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와의 마음 간격도 벌어졌다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지금처럼 대면대면하지는 않았을까!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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