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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작가 Jun 24. 2024

작가들의 페이 시스템은?

    

  작가들은 월급이 아닌 방송 기준으로 주당 바우처로 페이를 책정한다. 방송 회당 바우처를 한 달 동안 방영된 회차를 곱해서 한 달에 한 번씩 정산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회당 바우처가 50만 원이면 한 달 4주 방송을 했을 때 200만 원을 받게 된다. 보통은 한 달에 4주 방송을 하게 되는데 3~4달에 한 번씩 요일에 따라서 5회 방송이 나가게 될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특별 보너스를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항상 달력을 보고 5주 치 방송이 나가는 달이 몇 월인지 체크해놓고 그 달만을 기다리고는 했다.      


  지금처럼 OTT 시장이 전무했던 시절 방송국에는 예능 프로그램 프라임 시간대가 있었고 이 시간대에는 항상 대표 장수 프로그램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무한도전, 1박 2일, 강심장, 라디오스타 등등. 시즌제 프로그램이라는 것은 상상하지 못하던 시절이었고 이때 기존 프로그램에 들어가려면 나와 같은 위치의 작가가 그만둬서 자리가 생겨야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출근을 하게 되면 내가 제작에 참여한 촬영분이 방영해야만 그때부터 내 페이가 지급이 되었다.     


  예를 들어 6월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앞서 촬영해 놓은 촬영분이 많아서 7월까지 이전 촬영분이 방송이 되었고 내가 참여한 촬영분이 8월에 방송이 된다면 나는 6월부터 일했지만 첫 페이를 9월에나 받게 되는 시스템이다. 심지어 8월 말에 1번만 방송이 나갔다면 9월에는 1주 치 바우처만 나오고 제대로 된 4주 치 풀 바우처는 10월부터나 받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내가 들어오기 전에 그만둔 작가는 일을 그만뒀지만 제작에 참여했던 방송분이 많으면 일을 그만둔 후에도 월급이 나오게 된다. 물론 일부 몇몇 못된 제작사들에서는 이런 시스템을 자기들 멋대로 해석해서 제대로 바우처를 지급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는데 나 역시 지독하게 당했던 경험이 있다. (이 에피소드에 대해서는 차후에 다른 회차에서 제대로 짚고 넘어갈 예정이다.)     


  현재는 레귤러 하게 굴러가는 프로그램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데다가 시즌제 프로그램이나 단발성 프로그램들이 많다. 그래서 ‘기획료’라는 페이 지급 개념이 있는데 제작 기간에 비해 방송 횟수가 적어서 방송 전까지 제작을 준비하는 동안 기획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보통 내 원래 바우처에서 50~70% 정도밖에 받지 못하는데 심지어는 이 기획료를 받는 기간도 실제 일하는 기간보다 적게 책정되는 경우들이 많다. 점점 작가들이 생활하기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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