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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론입문 Aug 17. 2024

카메라를 샀다

카메라 입문기


카메라를 샀습니다.


사진을 찍어 보고 싶은 마음에

선암사로 향했습니다.

선암사의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노승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젊은 시절,

이 곳 선암사에 들어와

평생의 시간을 보냈을

노승의 뒷모습에서

아련함이 느껴집니다.



그가 기억하는

선암사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지금은 크게 자란 나무들도

어린 묘목이었을 때가 스치고,

낡아버린 절집의 모습도

지금과는 많이 달랐겠지요.


이제 그의 일상은

점점 고요해져 갑니다.

한 때 북적이던 법당도

적막하기만 합니다.


화사한 선암사의 봄꽃,

울창한 녹음, 고운 가을 단풍,

눈내린 사찰의 적막함.


선암사와 함께 한

수많은 경험들이 켜켜이 쌓여

노승의 기억이 되었습니다.



템플스테이를 찾은 젊은이들은

선암사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있을까요?


목탁 소리, 향 내음, 고요한 풍경...

휴대폰을 끄고, 명상을 하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서

새로운 경험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화려한 기억의 축적에 있지 않고

현재를 온전히 경험할 때

느끼게 됨을 깨닫습니다.



해 질 녘, 대웅전에 모인 사람들.

노승은 묵묵히 평생의 수행을 이어가고,

젊은이들은 첫 참선을 시도합니다.


그들 모두가 '지금 여기'에

온전히 머물러 있습니다.



선암사에서 이 아름다운 순간들은

소중한 기억이 됩니다.


마치 사진을 찍듯이

나의 마음은 이 풍경들을 담아둡니다.


그러나 사진을 찍기 위해

경험을 희생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선암사의 한 구석에서

천천히 걸어가는 스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삶의 속도를

늦추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멈춰 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현재의 순간을 음미하라고 말입니다.


내가 카메라를 산 것은

기억을 쌓기 위함이었을까요?

경험을 얻기 위함이었을까요?


https://youtu.be/TTSMsy_-dwU?si=lubEu1UdKpBTVis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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