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MOMA 5층, 나는 그 마을에 끼어버렸다.
마을엔 홍수가 덮쳐오고 소용돌이치는 그 언젠가
모든 건 번져보이고 아른해지는데
나는 여전히 외롭고 공허하고
무의미한 듯 보이지만 모든 것엔 의미가 있음에
괴로워진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찍지 않았어
모두가 총명한 두 눈이 아닌
시커먼 세눈박이 고철덩어리로 깊은 그 밤을 볼 때
가만히 서 그 마을을 걸어보다가
밤을 그려낸 붓자국 사이 어딘가 끼어버린 듯 했어
한순간 나는 아득히 외로웠고
그대로 뒤돌아
그깟 화학 안료 쯤은 아무것도 아닌 양
인스턴트스러운 이 시대의 청년 군상처럼
미련 따위 묻지 않은 선명한 발자국을 남기다가
문득,
채 끊기지 않은 찐득찐득한 생각들이
그 밤처럼 마구 뒤엉켜 흘러내리는 거야
남긴 발자국을 그대로 밟으며 되돌아갔어
형체 없이 덩어리진 생각들을 되새김질하면서 말이야
별이 빛나던 그 두 번째 밤은 여전히 외로웠어
그리고 고개 돌린 창문 밖엔
고스란한 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