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 Sound

당신의 존재를 알려주는 반가운 속삭임.

by 지그시

문득 한밤중에

엄마가 홀로 잠든 침실을

열어보곤 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기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을 감고 기다리면 들리는

흐릿하고 작은 소리.


깊어졌다

얕아졌다 하며

이내 규칙적으로 울리는


살아있는 한 사람의

소리.


지금껏 가장 듣고 싶던

반가운 소리.


낮에 딸이 눈치 채지 않도록

작아진 어깨로 얼굴을 숨기던

한 사람이


이제야

모든 것을 잊고

온전히 살아있음을

알려주는 소리.


잊어버리고 싶은 일은

모두 내가 담아둘테니,

내가 전부 기억할테니,


당신은 그저

지금 이 순간

숨을 쉬어주기를.


이 고요한 밤에는

살아있는 것들의 소리가

충만해지기에


당신 또한

어쩔 수 없이 들이마셨던

거칠고 날선 숨을 모두 내보내고


대신 당신을 사랑하는 이의

작은 속삭임을

가져가주길.


내 곁에서 오래도록

길고 나지막한 숨을

이어가며


그렇게 그저

존재해주기를.


무엇보다 작지만

나의 온 세상인

당신만을 위한


한밤중의

속삭임입니다.


밤이 끝나더라도

계속 이어질


당신으로부터 비롯된

사람이 부르는


보잘것없고도

유일한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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