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도 꽃대를 올리고 튤립은 손톱만큼 올라왔다.
재테크라고는 해 본 적이 없다.
남는 돈이 있다면 저축하는 것이 전부다.
시골에 내려온 지지 20년이 넘었지만,
가지고 있는 땅도 없다.
그때 저축을 하지 않고 땅을샀다면면
꽤 많은 돈을 벌었을 것 같다.
당시에 4만원 하던 땅이 지금은40만원 되어있는 일도 있으니 말이다.
내가 땅을 사지 않은 것은 토지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혹시라도 저 땅이 비싸게 팔린다면 내가 아니라
그 땅을 오랫동안 소유한 사람이 벌어야 한다는
그냥 개똥철학같은 생각 때문이었다.
물론 돈이 많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그리고 또 하나는 땅은 농사짓는 사람이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 내가 욕심낸 것이 있다면 나무나 식물이다.
마당 가득 내가 심을 수 있는 나무나 식물을 잔뜩 심었다.
욕심껏 심어 이제 어디 하나 나무 하나 심을 곳이 없다.
너무 많이 심어 베어낸 나무도 많다.
꽤 많은 투자 실패가 있었다.
하지만 오롯이 내가 베고 내가 심은 것이니
피해자가 없다.
피해만 있었던 것은 당연히 아니다.
몇 해 전전 나눔 받아 심은 산마늘은 매해 복리로 늘어나고 있다.
작은 회초리 같은 나무들은 이제 다 자란 성목이 되었다.
노란 수선화는 넘쳐 나고 있다.
봄이면 매화와 붉은 동백이 피고 벚꽃이 마당을 가린다.
젓가락만 했던 목백합 나무는 지붕을 올라선지 오래고,
50여 개의 수국은 한 아름 부피를 늘리고 있다.
돈을 버는 투자는 실패했지만,
눈과과 마음이 평온해지는 투자에는 성공했다.
오늘 아침에 보니 올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산마늘이
여기저기 올라와 있다.
수선화도 꽃대를 올리고 튤립은 손톱만큼 올라왔다.
매일 주식장을 살피는 대신 마당에 봄소식과 꽃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마당에 기웃하며 새로운 봄소식을 기다린다.